러시아 극동 사할린에 주재하던 일본 언론사 특파원이 간첩 혐의로 러시아 방첩 당국에 전격 구속됐다. 출국 직전 체포된 기자는 수도 모스크바로 압송돼 법원의 2개월 구금 결정을 받았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따르면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상주하던 홋카이도신문 이마이 유키(今井裕紀·34) 특파원이 형법상 간첩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FSB는 이마이 특파원이 일본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아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주민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동원병과 지원병 규모를 파악해 본국에 전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마이 특파원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서 유학했으며, 체포 8일 전인 지난 5일 사할린 현지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직접 접촉해 실태를 다룬 르포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13일 이마이 특파원에게 2개월 구류 결정을 내렸으며, 러시아 형법상 간첩죄는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징역 20년형에 처해진다.
이번 사태를 두고 외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정보 수집 적발이 아닌 러시아의 계산된 외교적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본이 러시아 해커 집단 '치린(Qilin)' 조직원을 독일로 송환한 데다, 이달 2일 출범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러시아 '그림자 선단' 선박 35척에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가 주재 특파원을 대일 압박 카드로 삼았다는 해석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외국 언론인 지위를 이용해 안보를 위협하려 한 일본의 시도는 깊은 유감"이라며 대러 적대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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