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SRT 통합 이후 처음 열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국정감사에서 고속철도 통합 효과와 철도 안전, 승차권 예매 시스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코레일은 통합으로 좌석 공급과 이용객 편의가 개선됐다고 강조했지만 국감에서는 통합 과정에 대한 검증과 반복되는 철도 사고, 예매 시스템 운영 문제까지 전반적인 운영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유통, 코레일테크 등 철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업무보고에서 고속철도 통합 효과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올해는 고속철도가 하나로 통합된 뜻깊은 해”라며 “국민께서 더 낮은 운임으로 더 많은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국감에서는 통합 효과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 대한 검증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다. 13년간 유지된 KTX와 SRT 경쟁체제를 통합하면서 객관적인 평가와 연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통합에 따른 운임과 좌석 확대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 사장은 통합 과정에 대해 “통합 논의 자체가 단순화되면서 문제 해결이 빨리 진행됐다”며 “국민 편익을 증대하고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코레일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철도 안전 문제도 오전 국감의 핵심 쟁점이었다. 지난 8월 의왕역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사고를 비롯해 반복되는 현장 사고에 대한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사장은 의왕역 사고와 관련해 “이번 사고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합안전관리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량과 시설 유지보수 과정에도 AI와 로봇 기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발생 이후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요인을 사전에 예측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명절 기간 부정승차 문제도 안전과 직결된 현안으로 지적됐다. 승차권 없이 열차에 탑승하는 승객이 몰릴 경우 객차 정원을 넘어선 상태로 고속 운행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사장은 부정승차 관리 상황에 대해 “사실상 정확하게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명절에는 탑승 수요가 커 무임승차를 잘 막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승차권 예매 과정에서 반복되는 이용객 불편도 도마에 올랐다.
코레일은 명절 승차권 예매 과정의 접속 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46억3100만원을 투입해 예약발매시스템 중앙처리장치 용량을 50%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계약을 앞두고 기존 장비와 신규 CPU가 함께 작동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지난 5월 사업이 중단됐다. 올해 추석 예매 과정에서도 일부 이용자가 최대 149분을 기다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스템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십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장비 호환성 등 기본적인 기술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명절마다 반복되는 접속 지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
코레일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코레일+’ 운영 과정에서는 특정 업체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문제가 된 것은 코레일+에서 제공하는 ‘커피·빵 미리주문’ 서비스다. 서비스에 참여한 매장 대부분이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 던킨 등 SPC 계열 브랜드라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국감에서는 사업자 모집 공고 이전부터 코레일이 SPC 측과 서비스 도입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내부 자료가 공개됐다. 실제 사업 공모에는 SPC 계열사 한 곳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주문 시스템을 보유해야 한다는 사업 참여 조건도 중소업체나 소상공인의 참여를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교통 플랫폼이 특정 기업의 판매 채널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사업 신청과 선정 과정 등 전체적인 절차를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협약과 운영방식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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