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이 로봇들이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서다. 중국 체리그룹 로봇 계열사 아이모가(AiMOGA)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아르고스(Argos)'는 인파 사이에서 실제 강아지처럼 몸을 흔들거나 앉았다 일어나며 재주를 부렸다.
91회째를 맞은 파리모터쇼는 1898년 처음 열린 세계 최초 자동차 전시회다. 올해는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며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을 비롯해 한국,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 60여 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했다.
각국 주요 기업이 참가한 이번 모터쇼에서 경쟁 영역은 더 이상 전기차(EV)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중국 완성차 업체 샤오펑(XPENG)은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 경계 자체를 무너뜨렸다. '피지컬 AI For All'이라는 주제 아래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플라잉카를 아우르는 전략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부스 한쪽에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팟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고개를 갸우뚱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 앞에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가 자리했는데, 이날 현대차는 웨이모와의 자율주행 서비스 협력을 미국 이외 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신기술을 앞세운 혁신 경쟁과 동시에 자동차 파워트레인 다변화 전쟁도 한창이었다. 전시장을 몇 걸음 옮길 때마다 순수전기차(BEV) 옆에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나란히 자리했다. 현대차 부스에선 HEV·PHEV를 아우르는 신형 투싼, 기아 부스에선 유럽 최초로 공개한 셀토스 HEV·K4 HEV와 순수전기차 EV3·EV4·EV5 등이 줄지어 있었다.
유럽 업체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르노와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은 선택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이날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구안(Tiguan)' 이름을 계승한 첫 BEV 'ID. 티구안'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내년 초 출시하면 기존 가솔린, 디젤,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PHEV에 BEV까지 확장하게 된다.
당장 소비자가 바라는 다양한 동력원을 놓치지 않으려는 경쟁은 전시장 곳곳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다. 새 모델을 공개하는 기업은 관람객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부스에 몰려든 관람객은 한층 다양해진 친환경차 선택지를 비교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더불어 급격히 성장 중인 중국 완성차 업체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멀리서 바라본 전시장은 유럽과 한국, 중국 간 완성차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대부분 공간엔 중국 브랜드 간판이 빠지지 않았다. 전시장 곳곳을 차지한 채 유럽 완성차 '안방'인 파리모터쇼 풍경을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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