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이 한국을 전략적인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한다. 더 다양한 지역에서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찾는 한편 하이브리드(HEV)에 순수전기차(BEV)까지 선택지를 넓혀 시장 변화에 한층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반 세갈 르노그룹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2026 파리모터쇼'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인 시장"이라며 중장기 육성 계획을 밝혔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부산공장에 대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 내수 시장 수요에 대한 부응과 C·D세그먼트 차량을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핵심 거점 역할이다. 현재 생산 중인 '그랑 콜레오스' '아르카나' '필랑트' 등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협력사 폴스타의 대미 수출길이 막혀 부산공장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위탁 생산 중인 차량 '폴스타 4'는 미국 정부 규제로 2027년형부터 판매가 불가능해졌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특정 모델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사례는 있지만 부산공장 수출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필랑트,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다른 국가로 수출할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남미 시장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미 콜롬비아에서는 부산에서 만든 차량이 좋은 판매 실적을 내고 있고, 이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시장도 수출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르노코리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 전략으로 삼는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약 24% 수준이고,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파워트레인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부산공장은) 풀 하이브리드를 생산하지만 앞으로 BEV까지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2027년 새로운 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고 2028년 BEV를 도입한다. 필립 브뤼네 르노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동화 기술만으로 경쟁력 확보는 충분하지 않다"며 "AI 같은 지능형 기술을 접목해 주행 보조 기능을 강화하는 등 전기차를 넘어 스마트카로서 경쟁력을 함께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급성장 중인 중국 완성차에 대해 세갈 수석부사장은 "중국 경쟁력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 브랜드가 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분석하고, 우리가 뒤처진 부분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짚었다.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갈 수석부사장은 "지리자동차와 일부 분야에서 상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 기업 기술과 개발 역량을 배우는 기회이고 앞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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