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조선업 협력 확대를 강화하기로 하며 북극항로 개발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체의 기술과 장비를 러시아 조선소에 도입하고 북극 운항용 내빙선을 공동 건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대통령 보좌관 겸 연방 해양위원장이 지난 8일부터 엿새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이번 방중은 해양 분야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첫 방문지인 상하이에서 중국의 주요 조선소인 와이가오차오 조선소와 조선·해양 분야 연구로 알려진 상하이교통대, 세계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상하이 양산항 등을 찾았다.
러시아 방송사 로시야24에 따르면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와이가오차오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러간 조선업 협력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러시아 조선소에서 북극 운항용 선박을 포함한 내빙선을 공동 건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대학 및 연구기관 간 해양 부문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러시아 항만 인프라 개발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협력 과제로 거론됐다.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10일엔 베이징에서 커지신 공업정보화부 차관과도 만나 중국 조선업체들이 러시아 신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 사업에 참여해 기술 파트너이자 장비 공급업체 역할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번 협력 논의는 러시아의 조선업 역량 강화와 중국의 북극 해운·물류망 확대라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국방과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조선업 육성에 속도를 내온 러시아는 중국의 기술 장비를 활용해 자국 조선업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중국으로서도 러시아와 북극항로 개발에 협력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운송 경로를 다변화하고, 말라카 해협을 거치는 기존 항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극해안을 따라 카라해에서 베링해협까지 이어지는 해상 운송로다.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자국의 전략적 해역이자 에너지 수출 경로로 육성해 왔다. 항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쇄빙선과 내빙선뿐 아니라 항만, 물류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대체 운송 경로로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향후 중러 간 조선업 협력이 일반 상선 발주, 선박 설계 및 기술 엔지니어링, 북극 운항용 특수 선박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번 양국 간 협력 논의는 민간 선박과 에너지 수송선, 조선 관련 기술·장비에 초점을 맞췄으며 군함 건조 협력은 논의되지 않았다고도 관찰자망은 전했다.
중·러 간 조선업 협력 논의는 미국이 자국 조선산업 재건을 목표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 내 조선소 현대화와 선박 건조, 인력 양성, 공급망 강화, 공동 기술 개발 등을 주요 분야로 한다. 군함 건조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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