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세법령 개정건의안 및 반영 현황’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법률·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과 관련해 총 1109건을 재경부에 건의했다. 이 중 일부 반영을 포함해 정부 세법개정안에 담긴 건의는 207건으로 전체의 18.7%였다. 나머지 902건(81.3%)은 반영되지 않았다.
연도별 반영률도 낮아졌다. 2024년에는 418건 중 105건이 반영돼 반영률이 25.1%였지만 지난해에는 349건 중 52건(14.9%), 올해는 342건 중 50건(14.6%)에 그쳤다.
세목별로는 종합부동산세 관련 건의의 반영률이 특히 낮았다. 최근 3년간 종부세 법령 개정 건의 88건 가운데 반영된 건의는 5건(5.7%)뿐이었다. 소득세 관련 건의의 반영률인 19.9%에도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제출한 종부세 관련 건의 34건은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종부세 부과제척기간과 경정청구기간 통일’,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정보 구체화’, ‘가업상속공제 피상속인 요건 완화’, ‘조세회피 의심 거래 사전신고제도 도입’ 등 25건은 3년 연속 건의했지만 세법개정안에 담기지 않았다.
반면 일부 건의는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업이 지급하는 출산·보육 지원금의 비과세 확대는 2024년 반영됐고, 유튜버 등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현금매출명세서 제출 의무화는 2025년 세법개정안에 담겼다. 올해는 근로장려금 소득 기준과 최대 지급액 상향,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 폐지, 상속·증여세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방안 등이 반영됐다.
김 의원은 국세청이 건의의 중요도나 시급성을 구분하지 않은 채 많은 건의를 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건의의 3분의 1가량은 제목에 ‘명확화’, ‘정비’, ‘서식·문구 수정’ 등이 포함된 조문 정비 성격의 건의라는 설명이다. 현장의 개선 요구가 반복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를 검토하는 재경부 세제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건의의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봐야 할 때”라며 “현장에서 꼭 필요한 과제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하고, 반영되지 않은 건의는 그 이유를 분석해 보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반복적인 건의는 세정 현장에서 납세자들이 겪는 불편과 집행상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라며 “앞으로 재경부와 소통을 강화해 건의의 반영률과 실효성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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