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강남구청장과의 대화는 준비된 질문의 경계를 여러 차례 넘어섰다. 압구정 재건축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공무원 조직 운영, 서울시와 자치구의 관계, 도시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졌다. 답변의 특징은 현안을 개별 사업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주택을 고치는 일과 도시를 바꾸는 일, 조직의 사기와 주민이 받는 행정 서비스를 연결해 풀어냈다.
서울시의회 의장을 지낸 그에게 서울시는 협의해야 할 상급 기관이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 본 행정 현장이다. 그는 오세훈 시장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시의회 의장으로서 시정을 함께 다뤘던 경험을 강조했다. 인터뷰에서 눈길을 끈 것은 강한 정치적 인상과 다른, 조직 운영론이었다.
그는 공무원을 몰아붙이는 방식으로는 행정의 능률을 높이기 어렵다고 했다. 기업과 행정은 조직의 성격이 다르며,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과 구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구성원을 다독이면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말에서 조직을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읽혔다.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각도 구체적이었다. 조합 내부의 갈등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보지 않았다. 갈등의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면 사업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갈등관리 전문가를 포함한 지원단은 이런 인식을 행정으로 옮긴 장치다.
조합과의 관계에서는 스스로 지켜 온 선을 강조했다. 개포동 재건축 현장을 설명하면서 조합장들과 만나도 믹스커피 정도만 마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시의원에 낙선한 뒤 이들에게 식사 제안을 받았지만, 다시 공직에 도전할 생각이 있어 일체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업을 돕되 사적인 관계에 기대지 않으려 했다는 그의 설명에는 지원과 감독을 함께 해야 하는 공직자의 위치가 담겼다.
더 큰 정치적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감과 절제가 함께 나타났다. 서울시정과 구청 업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서울시장 자리는 업무 능력만으로 가는 곳은 아니라고 했다.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별 욕심은 없어요. 그 대신 목표가 없는 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의 시선은 강남이 누려 온 명성보다 다음 성장의 조건에 머물렀다. 노후 주거지의 재건축, AI·로봇 산업, K-콘텐츠를 강남의 미래를 이끌 축으로 제시했다. 의회에서 쌓은 경험을 구정의 실행력으로 바꾸는 것. 김현기의 정치적 무게가 행정의 성과로 이어질지를 판단할 기준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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