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窓]골목에는 따뜻한 온기를, 청년에게는 큰 꿈을…경산 별찌야시장이 쏘아 올린 '희망의 불빛'

  • 스쳐 가는 장터에서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 싶은' 따스한 고향의 품

  • 어둠을 밝히는 별똥별처럼…경산시의 '진심'이 일궈낸 상생의 밤풍경

경산 별찌야시장 행사 모습사진경산시
경산 별찌야시장 행사 모습(사진=경산시)
붉게 물든 노을이 지고 어둠이 서서히 깔리면 오래된 골목길에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은은한 버스킹 선율이 전통시장의 처마 밑을 감싸 안고 고소한 먹거리 향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다정하게 끌어당긴다.

낮 동안의 분주한 일상이 지나간 뒤 조용히 불이 꺼지던 옛시절의 장터 풍경은 이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 찾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정성스레 준비한 가을밤의 선물, '경산 별찌야시장'이 점점 깊어 갈 가을밤의 감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가득 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

경산시는 8일부터 오는 11월 21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환한 불을 밝히며 시민과 방문객들께 깊어 가는 경산의 가을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별똥별'이 내려앉은 전통시장…지난 2022년 첫 돛을 올린 후 결실을 맺기까지
'별찌'는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떨어지는 '유성(별똥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흩뿌려지는 별빛처럼 가을 저녁 전통시장을 찾는 모든 방문객에게 별똥별 같은 화려하고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마음, 그리고 오랜 세월 지역의 삶을 지켜온 경산공설시장에 청년들의 젊은 에너지가 별빛처럼 쏟아져 내려 다시금 쿵쾅거리는 활력을 찾기를 바라는 절절한 염원이 이 아름다운 글자에 담겨 있다.

별찌야시장의 여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지난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첫 돛을 올린 이래, 경산시와 상인회가 일궈낸 지속적인 헌신의 결과물이다.

첫해 경산공설시장에 첫 문을 연 뒤 기본 먹거리 매대와 소규모 버스킹으로 시작해 가능성을 엿봤던 야시장은 올해로 다섯 번째 운영을 맞이하게 됐다.

초기 야간 공백을 메우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청년·어린이·부모 등 3세대가 한데 어우러지는 대구·경북권의 대표적인 '도심형 융합 문화 축제'로 완성도를 갖춰 가고 있다.
청년의 청춘과 가족의 온기가 만나는 '체류형 낭만 공간'
이번 별찌야시장이 던지는 가장 인상 깊은 메시지는 바로 '청년'과 '가족', 그리고 '체류'의 3박자가 내재돼 있다.

기획 단계부터 청년들의 참신한 감각과 자발적 참여를 중심에 두었고 개성 넘치는 먹거리 푸드존과 야외 버스킹 무대를 시장 중심에 배치해 청년층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시민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별찌 가요제', 아이들의 창의력을 담아낼 '어린이 미술대회', 환상의 세계를 선사할 '가족 마술공연'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이는 그동안의 전통시장에 대한 고정관념과 시대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결과물이다.

필요한 물건만 황급히 사서 떠나는 '스쳐 가는 소비 장소'가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나눈 뒤 음악을 들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숨 쉬는 문화 공간'으로 전통시장의 체질을 개선한 것이다.
화려한 시설보다 깊은 배려…경산시의 고민이 피워낸 상생의 꽃
쇠퇴해 가는 지방 도시의 전통시장을 살려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방정식이 아니다.

화려한 시설을 짓거나 일회성 예산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굳어버린 골목의 온기를 살려내기란 어렵다.

'경산 별찌야시장'이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 안에 도시와 사람을 향한 경산시의 '진심'과 '고민'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의 주름진 손을 잡고 청년들에게 꿈을 펼칠 무대를 내어주며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안전하고 따뜻한 휴식처를 제공하려는 세심한 행정적 배려가 모여 마침내 별찌라는 꽃을 피워냈다.

청년의 열정이 오래된 장터의 세월과 어우러지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어두웠던 골목을 밝힐 때 전통시장은 비로소 살아있는 생명체가 된다.

별찌야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시장 안 상점과 주변 상권 전체의 유동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다시 오고 싶은 따뜻한 곳'으로 경산이라는 지역을 기억할 때 지역 경제의 선순환과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비로소 완성된다.

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10월, 경산공설시장의 밤하늘을 다정하게 수놓을 별찌야시장이 단순한 축제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의 내일을 환히 밝히는 가장 따뜻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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