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수 "일본엔 위안부 피해자 구제할 법도 기구도 없다"…서울서 자국 인권제도 비판

  • 정의연, 8일 쿠마라스와미 보고서 30주년 국제심포지엄 개최

  • 아베 고키 메이지가쿠인대 교수 "인종·성차별 금지법 제정해야"

지난 5월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경찰 근무자가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경찰 근무자가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에는 차별금지법도 독립된 인권기구도 없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단이 없다는 비판이 일본인 국제법학자에게서 나왔다.
 

8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국제규범 형성과 시민사회 국제기구 대응전략' 심포지엄에서 아베 고키 일본 메이지가쿠인대 국제학부 교수는 "차별금지법도 없고 독립된 국내 인권 기구도 없으며, 나아가 국제적인 인권 구제 메커니즘조차 접근할 수 없는 일본의 인권 보장 제도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보고서 발행 30주년을 기해 정의기억연대가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교수는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 등이 1991년 12월 일본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후 피해 생존자들이 제기한 소송이 모두 10건에 이르지만 일본 법원에서 하급심부터 최고재판소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서 기각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8년 첫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에서 파리원칙에 맞는 국가인권기구를 설치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2011년 마련한 인권구제 법안도 국회에 재제출되지 못했고, 2017년 3차 UPR에서 나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10여 건도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아베 교수는 일본에서는 법이 피해 생존자들의 정의 실현을 가로막는 장벽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국제인권법에 기반해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국내법을 제정하고, 해당 법률의 이행을 감시하는 독립적인 국내 인권 기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리랑카 출신인 쿠마라스와미 전 보고관은 1995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조사했고, 보고서는 1996년 1월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돼 같은 해 4월 채택됐다. 보고서는 위안소 제도를 군 성노예제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와 함께 국제법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에서는 2023년 11월 서울고법이 일본의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고, 일본이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일본 정부는 주권국은 다른 나라 재판권에서 면제된다는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배상금을 내지 않고 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3월 피해자 한 명이 별세하면서 생존자가 5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생존자 평균 연령은 95.8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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