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불안에 매매 규제도 영향…"다주택자 규제 완화해야"

  • 서울주거포럼서 토허제·실거주 의무의 임대시장 영향 지적

  • 비아파트·기업형 민간임대 공급 확대…장기전세 '주거사다리' 제언도

사진이은별 기자
서울시는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월세 시장 현황 진단 및 안정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2026 서울주거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은별 기자]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신규 주택 공급과 함께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 나오는 것을 제약하는 규제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이 임대주택 공급과 주거 이동을 위축시켜 전월세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 겸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주거포럼’에서 ‘매매시장 규제 강화와 전월세 시장 불안’을 주제로 기조발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전월세 시장 현황을 진단하고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교수는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물리적인 주택 공급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집을 임대하고 다른 주택에 거주하는 비거주 1주택자도 임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규제의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임대주택 공급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보유 수나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규제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공급하던 임대주택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한국 주택시장에서는 매매와 전월세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짚었다. 전세보증금은 임대인에게 주택 구입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 수단인 동시에 임차인이 전세대출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하는 주거 자금이다. 매매시장에 대한 규제가 임대인의 자금 조달과 임차인의 주거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역시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거주 의무로 매수한 주택을 임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고 세입자의 이동도 제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월세 급등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구도를 보인다”며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주거 이동을 굉장히 억제하고 있다는 게 사실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주거 이동이 막히면 주택 공급 효과가 시장에 퍼지는 과정도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새 아파트 입주자가 기존 주택을 비우고 다른 가구가 그 집으로 옮기는 연쇄적인 이동이 이뤄져야 하는데, 거래와 임대 공급이 위축되면 이 연결고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비사업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공급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이루어지지 못하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다주택자 규제 완화”라며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등록임대사업자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단계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임대 공급체계 개선도 논의됐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국내외 기업형 민간임대 사례를 바탕으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조강태 MGRV 대표는 임대주택 공급·운영 경험을 토대로 늘어나는 임대수요를 공급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장의 문제와 개선책을 발표했다.

공공임대의 ‘주거사다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장기전세가 낮은 임대료로 주거안전망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입주자의 자산 축적과 다음 단계 주거로의 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장기전세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자산 프로젝트를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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