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금융 엘리트 집단인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출신 인력의 이직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장급 이상 고위직뿐 아니라 실무를 담당하는 '허리급' 간부 이탈도 두드러졌다. 전례 없는 '엑소더스'라는 게 관가 얘기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 환경에서 정책 품질 저하, 감독 공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7일 아주경제가 올해 1~9월 공개된 인사혁신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재경부·금융위·금감원 출신의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총 5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관련기사 3면>
전체 51건 가운데 가장 이직이 빈번한 기관은 금감원으로 올해 36명이 취업심사를 받아 전체 중 70.6%를 차지했다. 이어 재경부 11명(21.6%), 금융위 4명(7.8%) 순이었다. 이들이 향한 곳은 금융사가 23건으로 전체 중 45.1%를 차지했다. 대기업, 유관기관 등으로 이직한 건도 17건(33.3%),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도 11건(21.6%)이었다.
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허리급'인 중간 간부 이탈세도 가파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금감원의 2021~2025년 퇴직자(611명)를 분석한 결과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인력(서기관·3~4급) 퇴직자는 101명으로 2016~2020년(14명) 대비 621.4%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핵심 보직에서 촉망받던 인재들이 조직을 급작스럽게 떠나면서 허탈감을 느끼는 동료들이 많다"면서 "민간 금융사 대비 낮은 처우와 보상, 금융위·금감원 내부 인사 적체, 지방 이전 이슈 등 복합적 원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위급 공무원은 물론 취업심사에서 제외되는 5급 사무관들의 최근 이직 행렬까지 고려하면 인력 이탈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가에선 금융정책·감독 과제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력 이탈이 정책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공직 처우 개선과 함께 핵심 인재 유출을 막을 실질적인 제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을 아우르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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