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사후조정에서도 결렬된 이후 노조가 사측의 3조원 규모 유상증자 일정에 제동을 건 데 이어,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직접 교섭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달 26일부터 3주간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여서 생산 차질과 고객사 신뢰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이날 "노조위원장이자 우리사주조합장으로서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 청약 일정 보류와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 등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신주인수권증서 장내거래가 시작되는 26일이 2차 파업 시작일과 겹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노사분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우리사주조합의 목적인 '근로자의 자산 형성'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6공장 재원표의 투자총액과 재원 합계 사이에 3359억원 차이가 난다며 금융당국에 점검도 요청했다.
앞서 전날 노조는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직무·직급 체계, 평가·승격 기준, 인센티브와 핵심 인력 보상 기준 등에 실질적으로 관여해 온 만큼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상 '사용자'에 해당해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1.2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말 시작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5월 창사 첫 총파업을 벌였고, 이후 세 차례 사후조정도 이달 1일 모두 결렬됐다. 결국 노조는 1차 파업의 4배가 넘는 3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임금'이다. 사측은 6.2% 인상안을 고수하며 노조가 고정급 15% 인상과 영업이익 15% 성과급을 요구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본 인상률을 6.5%로 낮춘 수정안을 냈는데도 사측이 기존 안을 되풀이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파업이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 지난 4~5월 파업 땐 항암제 등 23개 제품의 생산 공정이 멈춰 약 1500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회사는 밝혔다. 바이오의약품은 공정이 한 번 중단되면 생산분을 통째로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2차 파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PHI 밀란', '월드 ADC' 등 국제 행사에서 수주전을 벌이는 시기와도 겹친다. CDMO 사업에서 생산 안정성과 납기 준수는 고객사가 생산 파트너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꼽힌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존 림 대표 역시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생산 차질과 공정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신규 수주에 영향이 우려될 뿐 아니라 기존 고객사와 오랜 신뢰마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노조가 대응 수위를 높이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최근 발생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되 법을 벗어난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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