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최계획서 보완 요청 문서와 대한체육회 의견서, 서울시 답변 등을 근거로 전주 하계올림픽 준비 과정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는 문체부가 지난 5월 4일 전북도에 보낸 '전주 하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계획서 보완 요청'이다. 문체부는 이 문서에서 계획서상 총사업비 6조9000억원이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14조5000억원)과 2024년 파리 올림픽(14조3000억원), 사전타당성 조사로 산출한 적정 비용(10조~11조원)과 비교해 과소 계상됐다고 판단했다. 전체 재원 가운데 국비 비중은 9%였는데 문체부는 최대 30%까지 편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경기장 배치와 숙박, 선수촌도 보완 대상에 올랐다. 경기장은 연대 도시로 흩어진 배치가 문제로 꼽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압축적 개최를 요구하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숙박의 경우 전북 지역에서 IOC 기준 2~5등급에 해당하는 객실은 2409실이다. IOC 요구 규모(4만926실)와 차이가 크고 5성급 호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수촌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체부는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50km·60분 안에 닿아야 한다는 IOC 요건을 따져볼 수 없다고 했다.
예산 문제는 대한체육회 의견서에도 담겼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에 보낸 추가검토 의견서에는 "대회를 유치 및 개최한다면 적정 규모의 예산을 반드시 확보하여,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높은 수준으로 대회를 치러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개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두고 전북도는 '대한체육회가 전북도를 향해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난 6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한체육회가 전북도에 개최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에 제출한 추가검토 의견서에는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 보고서 내용이 일부 들어가 있다. 이 내용도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일부 발언"이라면서 "발언의 핵심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국비 등 충분한 사업비와 재정 지원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회의 결과 중 일부 발언만을 발췌해 '개최 지양 경고'로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가 전북도의 하계 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서울시와 논의 일정을 고려해 문체부에 심의 보류 요청 공문을 정식으로 제출했다"며 "심의위원회 일정에 참석해 서울시와 논의 과정을 직접 설명하고 심의 보류를 요청했고 위원회에서도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공문은 지난달 14일 자로 문체부에 발송됐다. 국제 경쟁에서 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와 공동 개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를 국제경기대회 유치 심사위원회 심의에 참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와 공동 개최 협의를 두고도 해석이 갈린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정 의원실에 낸 답변에서 전북도가 공동 개최 의사를 타진했을 뿐 재정 분담과 인력 지원 등 구체적 사항은 두 지자체가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제안이 없는 상황에서 공동개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공동 개최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는 정 의원실 설명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의원실 측의 판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정 분담과 인력 지원을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서울시 답변과 전북도 설명이 같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도와 서울시는 현재 실무 차원에서 자료를 교환하며 세밀하게 논의하고 보완해 나가는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재정 분담이나 인력 지원 등은 경기장 배치나 사업 기본 틀, 공동 개최 여부가 확정된 이후 단계별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달 17일 전북도가 전주 단독 개최 계획을 접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북도는 서울시와 공동 개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단독 개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도가 단독 개최를 포기하거나 접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서울시와 공동 개최를 성실히 협의 중이다. 만약 협의가 결렬되더라도 올림픽 개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도 단독 개최 추진으로 방향을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OC에 따르면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곳은 독일, 헝가리, 인도, 카타르,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등 7개국이다. IOC는 오는 31일 이후로는 2036년 대회 유치 희망국을 추가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7개국의 유치 계획은 경기장 마스터플랜과 선수 경험, 재원 조달 전략, 정치적·대중적 지지, 대회 운영 역량, 레거시 전략 등 기술적 요소로 평가받는다. 대회 비전이 지역 개발 계획·올림픽 운동의 목표와 맞물리는지도 심사 대상이다. 이 가운데 경기장 배치와 재원 조달은 문체부가 전북도에 보완을 요구한 항목이기도 하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올림픽이 어디서 열리든 결코 바뀌어선 안 되는 한 가지는 선수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개최지에서 선수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언제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치 희망국들은 다음 달 IOC 미래유치위원회에 화상으로 유치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이후 IOC는 내년 3월까지 타당성 평가를 마친 뒤 집행위원회에서 후보를 추려 전략적 대화 단계로 넘길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 유치 희망국은 개최지 질의서 1차 답변과 핵심 법적·재정 보증을 내야 하고 미래유치위원회의 현지 실사도 받는다.
2028년 12월에는 우선 협상 대상지를 상대로 집중 대화가 열린다. 우선 협상 대상지는 질의서 최종 답변과 보증 일체를 제출해야 한다. 개최지는 2029년 중반 열리는 IOC 총회에서 위원 투표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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