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추미애 경기지사의 '선택'...어려운 경기도 살림에도 '보육' 멈출 수 없다

  • 급식비 지원 단가 유지·연말까지 보육지원 지속...재정난 속 '선후완급'

  • 한정된 재원에도 급식·돌봄 우선, 보육현장과 협의해 민생 기본선 지켜

추미애 지사 사진경기도
추미애 지사. [사진=경기도]

경기도의 재정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민선 9기 추미애 지사가 받아든 숙제는 단순히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데 있지 않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쓰고 무엇을 끝까지 지켜낼 것인지 우선순위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어린이집 급식비 지원 단가는 유지하고, 부족한 보육예산을 연말까지 지원한다는 소식이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이 6일 내놓은 보육예산 관련 서면브리핑을 들여다보면 새 도정이 처한 사정은 만만치 않다.

2026년 본예산 편성 당시 영유아표준 교육과정 프로그램 지원은 2개월분, 야간연장 어린이집 운영지원은 3개월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어린이집 운영지원과 교직원 처우개선, 0~2세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 사업도 확보된 예산이 조기에 소진될 상황에 놓였다. 민선 9기로서는 출범과 동시에 기존 사업을 이어가면서 부족한 재원까지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도정이 내놓은 해법은 재정 여건상 모든 부족분을 한꺼번에 채우기 어렵더라도 아이들의 먹거리와 돌봄에 갑작스러운 공백이 생기게 하지는 않겠다는 것. 어린이집 급식비 지원 단가는 유지하면서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에 대한 일부 지원 단가를 조정해 연말까지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에는 적어도 보육의 기본선만큼은 지키겠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보육예산은 다른 사업과 달라 도로나 시설사업은 재정 상황에 따라 착공이나 준공 시기를 조정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의 하루와 부모의 출근은 몇 달 뒤로 미뤄놓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나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야 하는 부모에게 어린이집과 야간연장 보육은 생활을 유지하는 기반이며, 그곳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의 안정적인 근무환경 또한 보육의 질과 연관된다.

경세제민(經世濟民:세상을 잘 다스리고 백성의 삶을 구제한다)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급식비를 유지하고 보육지원의 공백을 막겠다고 한 추미애 지사의 판단은 민생을 앞세운 선택으로 평가할 만하다. 아이들의 급식과 돌봄처럼 하루라도 공백이 생기면 가정의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면 당연히 우선하는 것이 맞다. 

민선 9기가 전임 도정에서 충분히 편성하지 못했던 사업비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 도정이 출범했다고 기존의 재정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이미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필요한 곳에 재원을 다시 배분하는 것도 새로운 집행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1400만 도민의 살림을 맡은 경기도는 해야 할 사업도 많고 이해관계도 복잡한 만큼 모든 요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결국 추 지사가 어떤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재정이 어려워도 도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사업부터 다시 살폈다면, 바람직한 선택이다.

특히 무엇보다 아이들의 급식비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예산이 넉넉하다면 누구나 지원을 늘릴 수 있지만 부족할 때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원칙을 실제 현장에서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다.

거대한 개발사업이나 화려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어린이집이 예산 걱정 없이 아이들을 돌보며, 보육교사가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오히려 이런 생활의 기본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역할이다.

추 지사가 빠듯한 살림 속에서도 아이들의 급식과 돌봄을 먼저 챙기고 보육의 공백을 막겠다고 나선 것은 잘한 선택이다. 어려울 때 더 선명해지는 것이 지도자의 선택이라면, 적어도 이번 보육예산에서 추미애 지사는 지켜야 할 것을 제대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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