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엔 경유, 알래스카엔 전력망"…트럼프 중간선거 민심 잡기

  • 네브래스카 날아간 트럼프… '면세 경유' 확대 행정명령

  • 알래스카 찾은 밴스…에너지 인프라 지원 계획 발표

  • 국정 지지율 역대 최저…생활비 부담에 등 돌린 민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농업·에너지 지역을 잇달아 찾아 공화당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정치 경력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략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서다.
 
트럼프는 네브래스카로, 밴스는 알래스카로...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팜벨트 중 한 곳인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를 찾아 감세, 농장·목장 경쟁력 강화, 민간 부문 투자 등 공화당 성과를 적극 내세우며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피트 리케츠 의원 등을 지원했다.

이번 방문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일부터 시작한 32일간의 전국 순회 유세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를 시작으로 앨라배마, 오하이오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을 돌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농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네브래스카주 선거유세에서 '적색 경유'의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적색 경유는 화학적으로는 일반 경유와 동일하지만 세금이 면제되거나 낮게 부과되는 연료다. 세금이 면제된 사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붉은색 염료를 넣는다. 현재 적색 경유는 농기계와 건설장비 등 비(非)도로용 장비에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비도로용'이라는 요건을 삭제했다. 또 연말까지 고속도로에서 적색 경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이에 부과되는 연방 소비세 납부를 유예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어떤 이유로든 세금 없이 적색 경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번 조치는 식료품을 포함한 모든 상품의 비용도 낮출 것"이라고도 말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분쟁 여파로 경유값이 치솟으면서 트럭 운전기사와 농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자 내놓은 조치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5일 기준 미국 내 평균 경유 소매 가격은 갤런(3.78L)당 6.32달러로 올 들어서만 약 77% 상승했다. 존 핸슨 네브래스카농민연합 회장은 현지 농가가 1980년대 농업 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재정 악화와 압박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같은 날 JD 밴스 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을 지원하는 유세를 하기 위해 알래스카를 찾았다. 알래스카는 수십 년간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설리번 의원은 현재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밴스 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에 맞춰 미국 에너지부는 알래스카 전력망 구축에 1억5000만 달러(약 2015억원)의 연방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알래스카 남부 해안과 내륙 지역을 연결하는 223마일(약 359km) 길이의 송전선 건설 사업의 총 비용은 4억 달러로, 완공되면 알래스카 인구의 약 75%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 지지율 역대 최저…생활비 부담에 등 돌린 민심

이번 발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경제·투자 관련 대책의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과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농업과 에너지 인프라 투자 성과를 서둘러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가 약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히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을 투자 대상에 일방적으로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해당 투자가 아직 합의된 사안이 아니며 향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도 이날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국과 세부 사항을 조율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과 강조에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미국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로 집계됐다. 지난달 조사와 같은 수준으로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 정치 경력상 최저치라고 전했다.

특히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CBS와 유고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CBS는 물가와 생활비가 중간선거에서 경제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