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악용 '차명계좌' 관리 구멍…지난해 이후 3471건 적발

  • 국민·농축협·신한까지 4곳이 전체 57% 차지  

  • 차명계좌 제보·과세 활용은 감소세…"국세청 관리 부실" 지적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16동 국세청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16동 국세청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국세청에 신고돼 적발된 사업자 차명계좌가 34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차명계좌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국세청은 금융회사별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등 관련 정보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차명계좌 신고 금융회사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신고를 통해 적발된 사업자 차명계좌는 28개 금융회사에서 총 3471건으로 집계됐다.

금융회사별로는 NH농협은행에 개설된 계좌가 70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497건, 농축협 471건, 신한은행 319건 순이었다. 이들 4개 금융회사의 차명계좌는 총 1990건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이 277건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은행 270건, 카카오뱅크 241건, 하나은행 185건, iM뱅크 91건, 새마을금고 8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차명계좌에 대한 제보 자체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세청에 제보된 차명계좌는 총 7만8398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1만2568건, 2021년 1만743건, 2022년 1만3988건, 2023년 1만2961건, 2024년 1만2769건, 지난해 1만739건 등이다. 2022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보된 차명계좌가 실제 과세로 이어진 비율도 30% 수준에 그쳤다. 최근 7년간 차명계좌 신고 이후 세무조사나 서면확인 등 과세에 활용된 사례는 총 2만4648건으로 전체 제보 건수의 31.4%였다. 과세 활용 건수는 2020년 6245건에서 2021년 4456건, 2022년 4163건, 2023년 3519건, 2024년 2794건, 지난해 2698건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 지급 실적도 줄었다. 국세청은 차명계좌 관련 제보를 통해 확인된 추징세액이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신고자에게 건당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7년여간 지급된 포상금은 총 7488건, 74억8600만원이었다. 전체 차명계좌 제보 가운데 포상금 지급까지 이어진 비율은 9.6%였다.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0년 1784건(17억8200만원)에서 2024년 704건(7억400만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769건(7억6900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강 의원은 국세청의 차명계좌 관련 통계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전체 사업자 차명계좌 적발 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신고 과정에서 차명계좌 번호와 금융회사명이 기재되는데도 금융회사별 현황을 별도 통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회사별 차명계좌 신고 현황 역시 강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따라 별도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국민이 제보한 소중한 차명계좌 정보 관리는 물론 보유조차 하지 않으면서 차명계좌 신고 접수 건수 감소를 단순히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과 국세청의 노력으로 포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명계좌 방치는 매출 누락 등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뿐만 아니라 성실 납세자와의 과세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 발생 소지가 다분하다”며 “국세청은 차명계좌 근절과 신고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을 인상하고 적극적인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개별 신고 정보는 정확히 관리하고 있으나 이를 별도 금융회사별 통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며 “차명계좌 사용 근절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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