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라는 국가철도공단의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대구시는 국가 소유 땅에 사전 협의 없이 세금 6억원을 들여 이 동상을 세운 뒤 제막 직후에는 공무원을 야간 근무에 동원해 지켰다.
1일 대구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권준범)는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구조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공단이 부담하게 됐다. 2024년 12월 동상이 세워진 뒤 1년 9개월 만에 나온 첫 사법 판단이다.
동대구역 광장은 지상이 아니라 고가 구조물 위에 조성돼 있다. 공단은 이 고가교의 법정 준공 확인이 끝나지 않아 시설과 토지 소유권이 공단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소유권이 공단에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구시가 공단과 맺은 협약에 따라 광장을 사용할 권원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7년 11월 고가교 확장 공사 준공 이후 대구시가 사실상 소유자처럼 광장 시설물을 관리해 왔고, 공단도 유지·관리 의무가 대구시에 있다는 점을 반복해 확인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정치적 논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대구시의 사용·관리권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구조상·안전상 위험 등 철거가 필요한 특수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국가 소유 부지에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동상이 설치됐다는 입장이었다. 제막식 직전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듬해 1월 구조물 인도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고가교 완공 전 대구시가 공단에 보낸 의견 요청을 허가를 구하는 절차가 아닌 협의 요청으로 판단했다.
동상은 높이 3m 규모로 사업비 약 6억원이 들어갔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24년 12월 23일 박 전 대통령 탄생 107주년에 맞춰 제막식을 열었다. 행사는 시민단체의 반발 속에서 진행됐다. 대구시는 제막식 당일부터 2025년 1월 3일까지 행정국 공무원을 동원해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동상을 지키는 야간 근무를 편성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동조합은 직원을 동원한 보초 근무라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고, 근무는 이듬해 1월 말 중단됐다.
시민단체는 대구시가 심의위원회 심의와 국가기관 통보 등 거쳐야 할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 대구참여연대 등은 이번 판결이 역사적·헌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단이 즉시 항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대편에서는 선고 당일 법원 앞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기각 결정에 환호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동상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 서명 3만602명분이 대구지법에 제출됐다.
공단은 판결문을 받아본 뒤 항소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항소 기한은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2주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