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주 오른 서울 집값, 언제 꺾일까…매물 늘고 고가부터 조정

  • 상승폭 5주 연속 둔화…강남3구 이어 용산도 하락

  • 석 달 새 매물 17.1% 증가…외곽 매매·전셋값은 상승

  • 전문가 "호가 하향 조정, 실거래가격 하락 함께 나타나야"

서울 집값 86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5주 연속 축소되며 매물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이 86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5주 연속 축소되며 매물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새로 썼다. 다만 상승폭은 5주 연속 줄었고 강남3구에 이어 용산구도 하락 전환했다. 매매 매물도 석 달 새 17% 늘면서 서울 전체 집값이 상승세를 멈출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외곽의 매매·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늘어난 매물이 호가와 실거래가격 하락으로 연결되고, 조정세가 중저가 지역까지 확산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라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상승했다. 주간 통계 기준 역대 최장 기록이다. 누적 상승률은 17.58%로 종전 최장 상승기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85주간 상승률(7.71%)의 두 배를 웃돌았다.
 
상승 기간은 길어졌지만 오름폭은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이후 0.22%, 0.20%, 0.16%, 0.13%, 0.09%로 5주 연속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0.56% 떨어졌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33%, 0.19% 하락했다. 용산구 역시 0.01%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반면 서대문구는 0.41%, 동대문·성북구는 각각 0.36%, 노원구는 0.34% 올랐다. 고가 지역의 조정에도 외곽 상승세가 이어지며 서울 전체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매매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일별 매물 현황을 아주경제가 재집계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7월 1일 6만1670건에서 이달 1일 7만2204건으로 석 달 새 17.1% 증가했다. 25개 구 가운데 21곳에서 매물이 늘었다.
 
최근 한 달로 좁히면 증가 지역은 더 넓어졌다. 매물은 9월 1일 6만7382건보다 7.2% 늘었고 금천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증가했다. 강남3구가 7.2% 늘어난 사이 나머지 22개 구도 7.1% 증가해 비강남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당시 7만4044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2.5% 적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에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낮췄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줄고 매물이 늘어도 매도자가 호가를 유지하면 거래 위축에 그칠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 증가와 가격 하락이 반드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출 규제로 매수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줄었지만 매도자들이 급하게 가격을 낮추기보다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도 변수다.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랐다. 성북·강북·노원구는 각각 0.36%, 도봉구는 0.30% 상승했다. 외곽에서는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셋값도 오르고 있어 매물 증가만으로 서울 전체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함 랩장은 최근 변화를 10·15 대책 하나의 효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금리와 대출총량 규제, 세제개편, 지역별 입주물량 등이 함께 매수·매도자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서울 전체가 하락세로 전환하려면 단순한 거래 감소를 넘어 매물 증가와 호가 하향 조정, 실거래가격 하락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며 “강남권뿐 아니라 중저가 지역까지 하락세가 확산하고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이 여러 주 연속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대출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달 30일 “대출 규제를 하면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지적과 실수요자의 걱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것보다 일정한 대출 규제를 통해 주택가격이 완만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애최초 대출을 최대한 받아 경쟁적으로 집을 사면서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것이 우리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지도 생각해볼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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