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I 기본·원칙·상식] 85주 오른 집값, 서민 부담도 '상향 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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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값이 한국부동산원 공표 기준 85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같아졌다. 강남 3구가 내리는데도 서울 전체 상승은 멈추지 않았다. 고가 지역의 조정과 외곽의 오름세가 함께 나타난 결과다. 강남의 하락이 서울 평균의 상승 폭을 낮출 수는 있어도 외곽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의 부담까지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

고가 지역의 변화는 분명하다. 9월 21일 기준 부동산원 조사에서 강남·서초는 7주, 송파는 3주 연속 내렸다. 마포의 주간 상승률은 7일 0.24%에서 14일 0.15%, 21일 0.06%로 낮아졌다. 용산도 2주 연속 오름폭을 줄이며 보합권에 다가섰다. 시장을 이끌던 지역의 열기가 식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상승세 둔화와 가격 하락은 구분해야 한다.

KB 조사에서는 같은 기간 용산이 보합권을 유지했고 마포는 상승 폭을 키웠다가 줄었다. 송파도 21일 소폭 상승했다. 조정의 강도와 경로가 통계마다 다르다. 용산·마포의 오름세가 약해졌다고 서울 전역으로 하락세가 확산할 것이라 단정하기는 이르다. 일부 고가 단지의 낮아진 호가만으로 시장 전체의 안정을 말할 수도 없다.

반면 부동산원 조사에서 21일 서대문은 0.44%, 동대문은 0.39%, 노원은 0.37% 올랐다. 상대적으로 싼 집을 찾아 이들 지역으로 눈을 돌린 가구에는 남은 선택지마저 비싸지는 일이다. 지역 간 가격 격차로 보이는 숫자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더 모아야 할 계약금과 감당해야 할 빚이다. 강남과 외곽의 집값 격차가 줄어드는 것과 서민의 주거비가 줄어드는 것은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강남 하락과 외곽 상승을 두고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한 발언도 이 지점에서 아쉽다. 청와대는 가격 추이를 설명한 것이라며 비강남 집값 상승의 부담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그렇다 해도 외곽 집값 상승이 갖는 무게를 대통령이 국민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남는다. 외곽 집값과 전셋값까지 오르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서민이 체감하는 것은 집값의 평탄화보다 주거비 부담의 ‘상향 평준화’에 가깝다.

세입자는 기다리는 비용까지 치른다. 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8.00%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 8.09%에 근접했다. 집값이 진정될 때까지 매수를 미뤄도 다음 계약의 보증금을 걱정해야 한다. 오른 전셋값이 매수를 재촉하고, 오른 집값은 다시 매수를 가로막을 수 있다. 고가 주택의 조정이 시작됐다는 소식만으로는 이 불안을 덜기 어렵다.

강남의 조정이 다른 지역의 기대가격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그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의 주거 불안도 정책이 풀어야 한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전년 동기보다 48.7% 줄었다. 착공이 36.1% 늘었어도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을 점검할 때 전세 불안이 큰 생활권의 입주 지연부터 해소하고, 공공임대 입주와 임대료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제때 닿도록 해야 한다.

집값 정책의 성적표에는 서울 평균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의 거래가격과 신규·갱신 전월세 부담이 함께 올라야 한다. 대통령이 매주 보고받는다는 공급 진척도 실제 입주와 주거비 경감으로 확인해야 한다. 85주의 기록이 멈추는 날에도 외곽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면 주거 불안은 계속된다. 정부가 앞당겨야 할 것은 평범한 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집을 구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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