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 '원팀'으로 쓴 대역전극…韓 여자 쇼트트랙 계주, 8년 만에 金

  • 최민정·심석희 '앙금' 털고 금메달 합작

  • 노도희 힘 보태고 김길리 막판 스퍼트로 쐐기

  • 최민정, 통산 금메달 4개·총 메달 6개로 韓 올림픽 최다 기록 타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원팀'의 힘으로 3000m 계주 올림픽 왕좌를 되찾았다.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뭉친 대표팀은 드라마 같은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구성된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4초014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다.

앞서 남자 1000m 임종언(고양시청)이 동메달, 남자 1500m 황대헌(강원도청)이 은메달, 여자 1000m 김길리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세화여고)에 이은 한국의 두 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한국 선수단의 총 메달 개수는 7개(금 2, 은 2, 동 3)로 늘었다.

'원팀'으로 뭉친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 특히 과거의 앙금을 털어내고 올림픽을 위해 의기투합한 최민정과 심석희의 호흡은 이번 우승의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두 선수는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한때 계주 터치 구간을 피해 배치될 만큼 어색한 관계가 됐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주장' 최민정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심석희가 이에 화답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두 선수는 계주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췄고, 최민정은 심석희의 생일 파티까지 함께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둘의 합심이 이뤄지면서 경기 전략도 수정했다. 신체 조건이 좋아 미는 힘이 강력한 심석희가 4번, 스피드가 좋은 최민정이 1번 주자를 맡았다.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껏 밀어 가속도를 극대화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과 김길리 등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과 김길리 등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승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한국은 레이스 초반 1번 주자 최민정이 선두로 치고 나가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위기가 찾아왔다. 20바퀴를 앞두고 2번 주자 김길리가 네덜란드에 밀려 3위까지 밀렸다. 가장 큰 고비는 16바퀴를 남긴 시점이었다.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최민정이 충돌을 피하려다 주춤했고, 선두 그룹과 거리가 벌어졌다. 하지만 최민정은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다시 속도를 올렸다. 이어받은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가 온 힘을 다해 간격을 좁혔다.

결승선 5바퀴를 남기고 한국의 승부수가 통했다.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껏 밀어주면서 한국은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후 2위를 사수한 최민정은 마지막 주자 김길리에게 연결했다. 김길리는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인코스를 파고들며 이탈리아를 제쳤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포효했다.

경기 후 최민정은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너무 잘해줬다. 서로를 믿을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심석희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상황이 많았다. 그럼에도 서로 잘 버티면서 똘똘 뭉쳤다. 서로 믿으면서 준비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 자리까지 함께 있어 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 동계 올림픽 최고의 '효자 종목'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정식 종목 채택 이후 한국은 총 10번의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4년 만에 완벽하게 털어냈다.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굵직한 이름을 새겼다. 이번 금메달로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6개(금 4, 은 2)로 늘리며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 보유한 한국인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4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울러 전이경, 박승희(이상 5개)를 넘어 한국 쇼트트랙 역대 최다 메달 단독 1위로 올라섰으며,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 기록(6개)까지 동시에 작성했다.

한편 개최국 이탈리아는 4분04초107로 은메달을, 캐나다가 4분04초314로 동메달을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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