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무역의존도가 75%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방경제 국가다. 동시에 에너지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경제 구조에서 환율 안정은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환율이 흔들리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결국 기업 경쟁력과 국민 생활이 동시에 타격을 받는다. 환율 안정이 곧 경제 안정인 이유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40원 안팎에서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 환율이 1480원까지 급등했을 때 정부와 국민은 외환위기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가졌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속도 조절, 외국인 자금 관리, 달러 수급 안정 조치 등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고 단기적 안정은 이뤄냈다. 그러나 이는 근본 대책이 아닌 임시 처방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환율은 구조적으로 우상향해 왔다. 1970년대 200원 수준이던 환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000원에 근접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1600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다시 1480원까지 오르며 국민 사이에서는 외환위기 재현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든 위기가 반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외환위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열 번째 외환위기를 겪고 있고, 올해 1월 기준 파키스탄·스리랑카·아르헨티나 등 10여 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외환위기 가능성이 30% 정도 존재한다고 추정한다. 정부와 국회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환율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환율 방어의 최후 보루인 외환보유액을 최소 93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국내 외환보유액은 약 43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2% 수준에 불과하다. 대만은 GDP 대비 77%에 달하는 6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대만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넘길 수 있었던 핵심 이유도 충분한 외환보유액이었다.
둘째, 한·일 통화 스와프와 한·미 통화 스와프 확대가 필요하다. 통화 스와프는 위기 시 외화를 즉각 확보할 수 있는 금융 안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 스와프 600억 달러, 한·일 통화스와프는 700억 달러까지 확대되며 환율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국제 금융 시장은 전쟁과 같다. 스스로 대비하지 않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국가부채 관리와 재정 건전성 유지가 필수적이다. 올해 기준 한국의 공식 국가부채 비율은 52%지만 군인연금·공무원연금·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실질 부채는 130% 수준으로 추정된다. 순수 국채 기준으로도 2029년엔 60%에 근접할 전망이다. IMF는 비기축통화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60%를 넘으면 위험 국가로 분류한다. 재정 건전성은 환율 안정의 핵심 조건이다.
환율 안정은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개인 역시 달러 자산을 통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우량 주식에 90%, 한국 대표 기업에 10%를 분산 투자함으로써 환율 상승과 외환위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환율 안정은 곧 대한민국 경제의 신뢰이며 지속 가능성이다. 지금이 바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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