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비핵 3원칙 중 ‘비제조’와 ‘비보유’는 유지하되, 핵무기 ‘비반입’ 원칙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군 군함의 일본 기항이 제한될 경우 미국의 핵 억지력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비핵 3원칙 견지 여부에 대한 질의에 “이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표현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하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핵 3원칙 재검토는 내년 봄까지 여당 자민당이 추진하는 3대 안보문서 개정 작업과 병행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 3원칙 재검토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은 비핵 3원칙 변경 시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일대 전환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반발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중국의 이번 움직임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발언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25분간 면담하며 “대만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라고 발언했다. 중국은 이를 두고 “사안의 성격과 그 영향력이 매우 악질적”이라고 반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쑨웨이둥 부부장이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쑨 부부장은 해당 발언을 두고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중국 국방부도 강경 논평을 내고 일본을 향해 “일본 측이 역사적 교훈을 깊이 받아들이지 않고 대담하게 위험을 무릅쓰거나 심지어 무력으로 대만해협 상황에 개입한다면 반드시 중국 인민해방군의 철옹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며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과거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갈등에서도 경제·외교 압박을 병행한 바 있어 이번 사태 악화 시 다시 긴장 국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비핵 3원칙 재검토까지 더해지면서 중·일 간 전략적 충돌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