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경매시장도 노도강은 잠잠…"외곽은 양극화만 심해질 것"

  • 노원 상계주공·보람 등 실거주 수요…낙찰가율 90%대 머물며 '온도차'

4일 오전 9시 40분경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경매법정 앞에서 사람들이 경매 물건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백소희 기자
4일 오전 9시 40분경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경매법정 앞에서 사람들이 경매 물건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백소희 기자]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3중 규제'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봉쇄되자 경매시장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관할인 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은 비교적 저렴한 매물이 많아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의 대안 시장으로 변모하는 모습이지만, 한강벨트 지역에 비하면 외곽지역 경매 시장은 잠잠한 분위기로 파악된다. 

4일 오전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경매법정에는 신혼부부부터 중장년,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날 경매 5·7계에 나온 물건은 184건. 법정을 찾은 인파는 80개 좌석을 훨씬 넘어서 어림잡아 120~130명 정도였다. 

오전 10시 입찰 접수가 시작되자, 입찰 봉투를 받기 위해 앞다퉈 줄을 섰다. 개찰 결과를 기다리던 한 중년 여성은 "생각보다 입찰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1000만원만 더 적게 낼 걸 후회된다"고 초조해 했다. 

성북구 길음동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60㎡ 물건은 최저입찰가가 6억5600만원에 나왔지만 당일 취하 통보가 됐다. 한 신혼 부부는 "시세보다 1억 넘게 싸서 오전 반차까지 내고 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매번 북부지법 경매법정을 온다는 한 대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6·27 규제 이후 경매도 대출이 막히면서 방문자에 비해 정작 입찰은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오늘은 지난주보다 방문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노원구 상계주공 11단지 전용면적 59㎡는 5억301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의 같은 평형대기 지난달 5억 7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비교하면 3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최초 감정가(5억8800만원) 대비 90% 수준으로 단독 입찰이었다. 지난해 한 번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는 4억7040만원으로 떨어졌다.

성북구 정릉대주피오레2차 전용 84㎡는 5억7500만원으로, 낙찰가율 93% 선에서 매각됐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 8월 7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날 매각된 물건은 아파트·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등을 비롯해 40건이다. 중랑구 신내아파트 전용 40㎡, 노원구 보람아파트 전용 79㎡ 물건 등도 낙찰가율 90%를 웃돌며 매각됐다.

다만 서울 외곽지역은 성동 강남 등 핵심 지역과의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2.3%로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도강 일대는 여전히 낙찰가율이 90% 수준을 맴돌고 있다. 성동·강남 등 선호 지역은 낙찰가율이 120~130%까지 이르는 것과 대비된다.

지지옥션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낙찰가율 순위 대로 각각 10곳을 매겼지만, 북부지법 물건은 단 한 건도 포함되지 못했다. 반면 성동구 금호동 한신휴플러스 전용 59㎡는 12억30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은 130.9%에 달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 현금자산가의 투자수요가 진입한다는 예상도 핵심지역에 한정된 이야기"라며 "외곽은 투자수요 선호도가 낮아서 경쟁률도 많이 떨어지고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고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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