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깐부' 사이 강조한 젠슨 황… 대만 AI 동맹과 차이점은

  • 대만은 '생산망', 한국은 '공급망'… 엔비디아 아시아 전략

  • AI GPU 성능 경쟁 본격화하며 성능 좌우할 반도체 중요도 격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과 'AI 깐부'를 맺으면서 엔비디아의 '한·대만 투트랙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 CEO가 대만 TSMC와는 오랜 '생산망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에서는 메모리·패키징·AI 인프라를 묶은 '공급망 동맹'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가 이번 방한 중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게 보인 친밀감과 초대형 그래픽 처리 장치(GPU) 공급 약속을 볼 때 엔비디아는 한국을 AI 공급망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설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에게 대만은 '생산망 깐부'에 해당한다. 대만 TSMC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를 독점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다. 이러한 생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엔비디아가 자체 생산 공장을 두지 않은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 처리장치)의 구조, 아키텍처, 회로를 설계하지만 자체 생산 공장은 없다.

황 CEO는 지난 5월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 참석을 위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대만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의 '공급망 깐부'가 새로 부상했다.

엔비디아 GPU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장악하고 있다. HBM3E, HBM4 등 첨단 AI 반도체 시대가 열리면서 엔비디아에게 공급처로서 두 회사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는 황 CEO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며 "AI 혁신은 메모리에서 완성된다"고 언급한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한국은 HBM뿐 아니라 패키징, 테스트, AI 서버 구축 등에서도 엔비디아 생태계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황 CEO가 "한국은 AI의 테스트베드이자 파트너"라고 밝힌 이유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이 같은 아시아 전략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AI칩 고도화에 따른 GPU 성능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산 HBM의 중요성과 가치도 격상될 것으로 분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생태계를 인체에 비유하면 미국 엔비디아는 두뇌, 대만은 생산의 심장, 한국은 성능의 혈관이라 할 수 있다"며 AI GPU 성능이 고도화하고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한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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