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센트 부족' 현상에…반올림하고 2배로 상품권 교환해 주는 유통업체들

  • 美 정부 올해 5월부터 주조 중단…연간 800억원 절감 효과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매장에 1센트 동전 주조 중단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이현택 미국통신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매장에 1센트 동전 주조 중단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이현택 미국통신원]

핼러윈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대형마트 체인 크로거. 매장 입구에는 "미 조폐국이 1센트(약 14.3원) 동전 생산을 중단해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금으로 결제한다면 정확한 거스름돈을 준비할 것을 검토해 달라"는 안내문이 입간판 형태로 세워져 있었다. 환불 등을 처리하는 고객서비스 창구 앞에는 복사지에 프린트된 같은 내용의 안내문이 별도로 부착돼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올해 초 1센트 동전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여파가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미 유통가에 나타나고 있다. 미 조폐국이 1센트 동전 생산을 중단하면서 유통업계와 패스트푸드 체인, 주유소 등을 중심으로 가격 반올림 등 자구책을 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일푼을 뜻하는 관용구인) '1센트도 없는(penniless)' 상태가 미국 기업에 벌어지고 있다(BBC)"는 평가까지 나온다. 거의 모든 결제를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로 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아직도 현금 결제가 자주 사용된다. 커피숍 입구에는 1달러 지폐 등을 낼 수 있는 팁 보관함을 쉽게 볼 수 있다.

미 조폐국은 올해 5월부터 공식적으로 1센트 발행을 중단했다. 미 재무부는 내년 초부터 1센트 부족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진단했지만, 당장 지난달 말부터 1센트 동전 부족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유통된 1센트 동전은 약 1140억개로 추정된다. 이를 합하면 총 11억 4000만 달러로, 우리 돈 1조 6300억원 어치다. 하지만 개당 우리 돈으로 14원에 불과해 고물가인 미국 가정에서 어딘가에 두고 사용하지 않아 찾기가 어렵다. 게다가 1센트 동전은 생산 원가가 3.69센트(약 52.7원)로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미국 연방정부는 1센트 동전 주조를 중단하면 연간 5600만 달러(약 801억원)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편의점 체인을 중심으로 1센트 반올림을 도입한 곳도 있다. 잔돈이 1~2센트면 거스름돈을 0센트로 하고, 3~4센트면 5센트로 거슬러 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등 일부 주에서는 불가능하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거스름돈을 지급하는 것을 의무화한 소비자보호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미유통연합 등 업계에서는 잔돈 반올림을 입법화해 달라고 로비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역마다 1센트 잔돈에 대한 대응의 온도차도 있다. 31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일부 지역에서 1센트 단위에 대해 반올림 제도를 시행한다고 했다. 예컨대 세트메뉴가 12.06달러면 12.05달러가 청구되고, 9.39달러라면 9.40달러가 청구되는 식이다. 하지만 1일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에 있는 한 맥도날드의 점원은 "원하는 대로 1센트 잔돈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슈퍼마켓 체인 자이언트 이글은 1일을 '1센트 교환의 날'로 정했다. 집안에 있는 1센트를 최대 100달러까지 가져오면 2배의 금액 상품권으로 주는 식이다. 1센트 1만 개를 모아오면 200달러 상품권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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