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대출절벽'…1주택·무주택자 발묶이고, 지점당 주담대 월 10억 제한

  • 5개월간 규제 발표만 세 번…소득 1.3억 부부, 주담대 1.5억↓

  • 대출 총량 줄이고, 모집인 접수 막고…은행 대출 걸어 잠그기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5개월간 세 번이나 초강력 가계대출 규제를 내놓으며 유례없는 ‘대출절벽’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실상 대출로 자금 부족분을 메워 주택을 매수하기 힘들어지자 이른바 '현금부자'만 집을 사라는 것이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이거나 무주택자인 실수요자도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27, 9·7 대책 등 정부가 연이어 대출 규제를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예를 들어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인 부부는 올해 5월엔 변동형 주담대(금리 4%·2단계 스트레스 DSR 1.2%포인트 가산·만기 40년 조건)로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6·27 대책으로 주담대 만기가 최대 30년으로 줄고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1.5%포인트 가산)되며 주담대 한도가 6억원에서 5억2400만원으로 축소됐다.

이번 10·15 대책에서 스트레스 DSR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대해 3.0%포인트로 다시 한번 높아지며 주담대 한도는 4억4700만원까지 줄었다. 처음 세웠던 이사 자금 계획에서 1억5300만원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은행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을 걸어잠그며 대출절벽 현상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은행은 올해 금융당국에 보고했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가계대출 공급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우리은행은 올해 11~12월 영업점별 주담대·전세자금대출 총 판매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게는 대출 1~2건이면 월별 한도가 채워질 전망이다. 입주자금대출(정책성 대출 제외)도 신규 사업장에 대출을 선별적으로 취급하거나 규모를 줄인다.

다른 은행도 대출모집인 접수를 막으며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말 실행분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한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11월 실행분 가계대출 접수를 마감했고, 12월 이후 실행분만 받고 있다. NH농협은행도 11월 실행분 한도가 모두 소진됐으며 12월 한도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줄며 자금 여력이 안 되는 소비자가 상담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를수록 실수요자만 주택을 마련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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