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10명 중 9명이 '익명 앱' 내 악성 댓글·욕설 등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29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같은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익명 앱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62.9%, 1861명) 4명 중 1명은 직접적인 사이버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유형으로는 '분노와 증오심'(25.1%), '우울감과 무력감'(16.6%)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해자 2명 중 1명(52.6%)은 사이버 폭력 피해에 대한 대응 방법을 알지 못했으며, 피해를 겪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6.6%에 달했다.
또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도움을 요청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58.8%)를 꼽았다.
아울러 응답자의 89.4%가 '법적·제도적으로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답하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가해자 처벌 수위 강화(30.1%) △실명제 수준의 최소한 본인 확인 장치 마련(29.4%) △앱 사업자의 게시물 삭제 및 차단 의무화(19.8%) 등을 요구했다.
이밖에 △신속한 피해 신고 및 구제 절차 마련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감독 책임 강화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악성 게시물 필터링 △디지털 윤리 교육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타인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명백한 범죄"라며 "피해자는 신속히 구제받고 가해자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와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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