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토류 리튬배터리 인조다이아몬드 수출통제, 미국 선박에 특별 항만수수료 부과, 미국 퀄컴사 반독점 조사 개시….
최근 중국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를 비롯해 미국을 정조준한 각종 제재 조치를 줄줄이 내놓으며 전방위 보복을 가한 것이 오히려 미·중 양국 간 관계 안정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의 전례 없는 '강대강' 대응에 미국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개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관변학자인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의 우신보 주임을 인용해 "베이징이 가진 카드가 미국에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트럼프 행정부가 "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주임은 중국의 이번 강공 대응은 "향후 미·중 무역협상과 전반적인 양국 관계 안정에 매우 도움이 되고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복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꼈고 사실상 중국과 타협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는 게 중국 관변학자들의 진단이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과 가공제품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투주시(兔主席)'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친정부 논객인 런이(任意, 중국공산당 원로 런중이 손자)도 블로그에 "중국은 미국을 길들이는 중이다. 미국은 이제 중국을 공격하면 어떤 보복을 당할지 본능적으로 예감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대중국 추가 관세 100% 부과와 중요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로 중국을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만에 강경한 태도를 한층 누그러뜨린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낼 것으로 생각하며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중 양국은 '강대강' 대치 상황 속에서 대화의 문도 열어놓았다. 13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도 14일 "양국은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틀 안에서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어제도 실무진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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