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 최근 실적 추이 및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수 [그래픽=아주경제]
무신사가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705억원, 영업이익은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23% 증가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해 온 무신사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오프라인 확장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며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무신사에 따르면 오는 12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여성 고객을 겨냥한 ‘무신사 걸즈’ 특화 매장을 열 예정이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8월 개점한 ‘무신사 스토어 강남’에서 무신사 영, 무신사 걸즈, 무신사 포 우먼, 무신사 워크&포멀 등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별 큐레이션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무신사는 강남점에 130여 개 브랜드, 6000여 가지 상품을 진열하는 동시에 강남점을 테스트베드 삼아 콘셉트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즉 이번에 선보이는 무신사 걸즈 매장은 그 전략의 첫 실험장인 셈이다.
무신사 고객 구조 변화도 주목된다. 무신사는 신발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해 초창기 10·20대 남성 고객 비중이 높았다. 2019년 9월 기준 회원 수 550만명 중 10·20대가 71%, 남성 회원 비율은 전체 중 54%에 달했다.
무신사는 내년에도 오프라인 출점을 이어간다. 스니커즈 전문점 ‘무신사 슈즈’, 모자 전문점 ‘무신사 캡(가칭)’, 뷰티 전문 매장 ‘무신사 뷰티’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중 무신사 슈즈 1호점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열 예정이다. 무신사스토어 성수@대림창고와 대구점에서 운영 중인 ‘슈즈월’을 핵심 공간으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찾은 참관객들이 참여 부스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뷰티 부문은 무신사가 집중하고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 오드타입과 위찌를 앞세워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오드타입은 일본에 이어 최근 말레이시아 최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체인 중 한 곳인 가디언즈의 주요 점포에 입점하며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무신사는 이번 입점을 계기로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카테고리별 특화 오프라인 매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매장 규모 등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무신사는 대형 편집숍 ‘무신사 메가스토어’도 올해 말 선보인다. 오는 12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1호점을 열고, 내년 상반기에는 성수동에 지하 1층~지상 4층 총 2000평 규모로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오픈할 계획이다. 용산점은 패션·뷰티·슈즈·스포츠·식음료(F&B) 등 모든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종합 편집숍 형태로 운영된다.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가 지난 3일 시부야 중심지 '미디어 디파트먼트 도쿄'에서 열린 가운데 현지 소비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는 국내 오프라인 확장에 이어 해외 곳곳에도 K-패션 확장에 나선다. 첫 행보는 중국 시장이다. 무신사는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기업 안타 스포츠와 손잡고 12월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신사 스토어’ 편집숍을 동시에 개설한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일평균 유동 인구 50만명 이상인 화이하이루(淮海路) 백성 쇼핑센터에, 무신사 스토어는 상하이 패션 중심지 안푸루(安福路)에 각각 문을 연다. 이어 내년 상반기 난징둥루, 쉬자후이, 항저우 등에도 출점할 계획이다. 무신사는 2030년까지 중국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아울러 내년 초 일본 오사카와 나고야 등에도 2~3개 매장을 추가로 개설하고 2030년까지 미국·캐나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지로 진출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사업도 꾸준히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는 신사업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유즈드(USED)’를 론칭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고거래 시장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조원에서 올해 43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 중 패션·명품 부문은 약 5조원 규모다. 무신사 유즈드는 론칭 2주 만에 판매 신청자 1만명을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성장 한계를 해소하고 기업공개(IPO) 전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지난 8월 다수 증권사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RFP)를 발송했고 최근 쇼트리스트(적격 후보)를 추렸다. 쇼트리스트로 선정된 증권사는 조만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무신사가 IPO를 앞두고 최근 오프라인 확장과 신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한 중국 진출, 오드타입의 말레이시아 가디언즈 수출 계약 등 해외 확장도 본격화하며 단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리테일러로 도약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가시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 무신사 몸값이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오 연구원은 "10조원 밸류는 국내 사업 다각화 성과와 일본·중국 등 해외 성장 스토리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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