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지난해 ‘티메프 사태’를 초래한 티몬을 인수한 뒤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영업 정상화에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서비스 재개 일정이 지연돼 연내 영업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고, 수익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매출은 약 28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599억원보다 9.2%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억원에서 97억원으로 26.4%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2024년 상반기 5.1%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엔 3.4% 수준까지 하락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티몬 인수와 함께 광고 선전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오아시스의 광고 선전비는 지난해 상반기 18억원에서 올해는 49억원으로 약 30억원 증가했다. 그간 입소문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워오며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이 1%을 밑돌았으나, 티몬 인수를 추진한 올해 상반기에는 1.7%까지 치솟았다. 티몬 인수 이후 시장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로 회원 500만명을 새로 확보해 기존 회원(200만명)을 합쳐 총 700만명의 고객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고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티몬 영업 재개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티몬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카드사 협의가 지연돼 서비스 재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PG사와 계약하면 연동된 카드사 계약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티메프 사태로 인한 민원 부담을 우려한 카드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영업 재개를 앞두고 1만여 셀러가 상품 100만개를 준비했으나 카드 결제망이 열리지 않으면서 판매 개시가 막혔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재개되지 않으면 오아시스가 시스템 개발비를 포함해 유무형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과 네이버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커머스 시장이 지마켓(G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손을 맞잡으면서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티몬의 영업 재개 지연은 오아시스 성장 전략에도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 영업 재개를 위해 카드사에 티몬 리오픈 이후의 금액 목표와 비전 등을 전달하며 결제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며 "티몬 부활은 셀러에게는 저렴한 수수료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선택권 확대를 제공해 이커머스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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