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성묘와 벌초, 단풍놀이 등 야외활동이 늘면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병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주로 풀이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감염 후 6~18일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두통, 고열, 오한,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나며 환자의 90%가량에서는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긴다. 피부가 얇고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해 쯔쯔가무시병 진단의 단서가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쯔쯔가무시병은 비교적 항생제 치료 효과가 좋은 질환이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 특히 독시사이클린을 사용하면 대체로 호전된다. 다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뇌수막염, 폐렴, 신부전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고령층은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야외활동 이후 심한 감기 증세가 나타나거나 벌레 물린 흔적이 확인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 예방 백신은 없어 생활 속 예방이 최선이다. 야외활동 시 긴팔·긴바지·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활동 후에는 샤워와 세탁으로 진드기를 제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조기 진단이 늦어지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가을철 야외활동 뒤 고열이나 심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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