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가계대출 집중 단속에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였는데, 당시보다 현재 은행들의 대출 태도가 완화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8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7%로 전월(4.20%)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9개월 연속 내림세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3.96%로 보합세였다.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이 8월 중 0.04%포인트 하락했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8월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가 각 보합과 상승을 나타냈지만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은 보증대출 금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증대출 안에는 크게 보증부 전세대출, 보증부 집단대출과 햇살론, 오토론 등 기타보증대출이 있다"며 "이 중에서 중도금대출, 잔금대출과 같은 집단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8월 들어 그 취급 비중이 확대되면서 보증대출 금리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6·27 부동산 대책 효과와 관련해 "6·27 대책 발표 전후로 은행권 가산금리 인상 폭과 우대금리 축소 폭을 모니터링 해 본 결과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 그 폭이 굉장히 작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6·27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 또한 차주들이 실제로 내는 금리가 올랐다기보다 연소득 이내 대출 제한으로 고신용차주들의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7월 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에 나서자, 8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연 4.06%)보다 0.02%포인트 높아진 바 있다.
당시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7월 연 3.36%에서 8월 연 3.22%로 0.14%포인트 하락했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으로 주담대는 3.50%에서 3.51%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51%에서 2.49%로 0.02%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이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2.48%)와 금융채·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2.52%)가 각 0.02%포인트씩 내렸다.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는 1.57%포인트로 0.02%포인트 더 커졌다. 예금 금리 하락 폭이 대출 금리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는 전월과 같이 2.18%를 유지했다.
은행 외 금융기관들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 예금·예탁금 기준)는 상호저축은행(2.99%), 신용협동조합(2.83%)과 상호금융(2.64%), 새마을금고(2.80%)에서 각 0.03%포인트, 0.08%포인트, 0.02%포인트, 0.08%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9.39%), 신용협동조합(4.80%), 상호금융(4.54%), 새마을금고(4.30%)에서 각 0.37%포인트, 0.11%포인트, 0.14%포인트, 0.18%포인트씩 모두 하락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