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공개된 슈퍼등산부의 신곡 ‘산보(山步)’는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김광석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냐”, “한국인도 일본인도 모두 유사성 느낄 것 같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1994년 김광석 4집에 실린 곡으로 드라마 OST로 쓰이고 수많은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할 만큼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논란이 커지자 슈퍼등산부 측은 유사성을 인정하면서도 표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한국어로 “댓글을 보고 처음 들어봤는데 일부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점에 놀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유명한 곡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산속을 걷는 이미지를 담아 작곡한 멜로디가 겹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한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상당수는 “유명한 명곡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 “리메이크라 해도 믿을 만큼 똑같다”며 표절이라고 의심했다. 반면 일부는 “비슷하긴 하지만 이렇게 한국어로 해명한 건 성의 있어 보인다”, “의도적 표절이라기보다는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이제 한국 음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냐”는 긍정적 해석도 있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한국 음악을 연상케 하는 신곡 사례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한 보이그룹은 에스파의 ‘위플래시’를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와 안무로 논란을 빚었고 과거에도 싸이와 자이언티의 곡과 유사한 일본 음악이 등장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저작권은 국제 조약을 통해 보호되기 때문에 민·형사상 대응이나 조정 신청도 가능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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