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소비자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과일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쌀값 폭등에도 SK텔레콤이 지난달 고객 휴대전화 요금을 인하하면서 생산자물가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만약 SK텔레콤의 통신요금 할인이 없었다면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2%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폭우 영향으로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2020년 수준 100)로, 전월보다 0.1%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119.38)대비로는 0.6% 상승하며 전월(0.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수는 6월(0.1%)과 7월(0.4%) 두 달 연속 오르다가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기업이나 도매상에 판매하는 가격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하락 전환한 이유는 SKT의 통신비 반값 할인 영향이 컸다. 생산자물가는 연쇄 가중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개별 품목의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긴 어렵지만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중치가 1000분 9.1을 차지한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SKT가 8월 휴대전화 요금을 인하한 영향이 컸다"며 "개별 품목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이동통신서비스 하락분이 총지수를 0.24%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농림수산품물가는 124.14로 전월(120.05)대비 3.4% 오르며 지난해 9월(125.81)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1.1%) 등이 내렸으나 음식료품(0.3%) 등이 올라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역시 전월 대비 보합이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전월 대비 △배추(35.5%) △시금치(30.7%) △조기(45.2%) △휴양콘도(12.5%)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쌀 가격이 21% 급등했다.
이 팀장은 "쌀값 상승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영향"이라며 "햅쌀 물량이 출하되기 전까지는 작년 생산량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7월보다 0.2% 상승했다. 원재료(1.2%), 중간재(0.1%), 최종재(0.1%) 등이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8월 총산출물가지수도 0.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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