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하고 기발한 연구에 주는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에서 일본이 ‘소에 줄무늬를 칠해 파리를 막는 연구’로 생물학상을 받았다. 2007년부터 19년째 연속 수상이다.
19일 교도통신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고지마 도모키 연구원이 속한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34회 이그 노벨상 시상식에서 생물학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아이치현농업종합시험장과 교토대학에서 공동 실험을 진행해 ‘흑와규에 얼룩말 같은 줄무늬를 칠하면 흡혈곤충이 덜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해당 결과는 2019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실험은 흑소 6마리를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경우 △흑백 줄무늬를 칠한 경우 △검은 페인트만 칠한 경우로 나눠 진행했다. 연구팀은 30분 동안 파리와 쇠파리의 부착 수와 소의 곤충 쫓는 행동(머리 흔들기, 꼬리치기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소에는 평균 129마리, 검은 페인트만 칠한 소에는 112마리의 흡혈곤충이 달라붙었다. 반면 흑백 줄무늬를 칠한 소에는 평균 56마리만 붙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곤충을 쫓는 행동 횟수도 흑백 줄무늬 소가 30분 평균 40회로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소(53회)보다 약 25%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해충 대책이자 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물 복지 개선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흰색 페인트 줄무늬가 며칠 만에 지워지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인 기술 보완이 과제로 남았다.
고지마 연구원은 “영광스럽고 놀랍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웃긴 노벨상’ 혹은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 노벨상은 1991년 미국 하버드대 유머잡지 AIR가 만든 노벨상 패러디 상으로 기발하고 엉뚱한 연구를 매년 선정해 시상한다. 일본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19년 연속 수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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