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개월 간 이어진 중국 테크 기업의 선전에도 수익을 본 개인 투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시기를 전후해 중국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험이 거듭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수익률 상위 ETF 10개 중 8위를 차지한 KODEX 반도체레버리지 ETF를 제외한 9개가 중국 반도체에 투자하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로 기간을 넓혔을 때에도 반도체 레버리지 ETF 일부를 제외한 6개가 중국 테크 기업 ETF였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ETF 56개를 비교해 보면 지난 3개월 동안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가 수익률 66.14%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 ETF(55.06%),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 ETF(54.19%), ACE 중국과창판STAR50 ETF(47.81%),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 ETF(46.19%) 순이었다.
해당 ETF들은 모두 중국 테크 기업의 주가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 ETF와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 ETF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 지수를 추종한다. 과창판은 '과학기술혁신판'의 줄임말로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개설된 기술·창업주 전용 주식 시장이다.
그러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중국 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면서 수익을 많이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의 경우 1개월 동안 개인 자금이 48억원, 3개월 동안은 62억원이 도리어 빠져나갔다.
중국 주식 투자 ETF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1개 종목의 개인 순매수액을 합산하면 1개월 동안 150억원, 3개월 동안 296억원에 그쳤다. 해당 금액은 개별 ETF 종목 거래량 순위로 봐도 1개월 기준 40위권 초반, 3개월 기준 50위권 밖에 해당하는 미미한 규모다.
연초부터 중국 테크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관련 ETF들을 여럿 선보인 금융투자업계와는 온도차가 큰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투자에서 여러번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도 투자 대신 '탈출'을 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규제로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한 경험을 반복하면서 불신이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코로나 때 인기를 끌었던 중국 전기차 ETF의 경우 고점 대비 80% 이상 떨어졌다가 이제야 절반 정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장기간 물려 있던 투자자들로서는 추가 매수보다 매도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테크 기업의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관계자는 "11월에 중국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 기대감에 걸맞은 실적이 확인되면 이를 반영하며 상방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이에 더해 최근 급등한 미국과 한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외국인 투자가 대표 신흥국인 중국에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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