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관세 리스크] "공장 돌린 지 4개월 만에 날벼락" 잠 못 드는 부품업계

  • 자동차 부품업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 노리고 멕시코 진출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말께 미국 수출을 준비 중이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현대자동차·기아 1차 협력사인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에스엘(SL)은 지난 6월 멕시코 현지에 연산 100만개 규모 헤드램프 모듈 생산 공장을 준공한 뒤 최근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올해 말부터  미국 내 현대차·기아 공장에 납품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지만 멕시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인 한국 등에 최대 50% 품목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임직원들이 밤잠을 못 이루는 상황이다.

부품 일부를 국내에서 멕시코로 수출해 완제품을 만들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에스엘 간부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관세가 붙으면 현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동차 부품업계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을 노리고 멕시코에 잇따라 진출했다. 멕시코 정부가 제시한 70~80%대 현지 생산 기준을 충족하면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납품할 수 있어서다.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물류 비용도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

지난해 8월 멕시코 현지에 제2공장을 준공한 자동차 부품업체 삼보모터스 관계자는 "멕시코 무관세를 염두에 두고 공장을 운영 중인데 (예고대로) 관세가 상향되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멕시코 시장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전초 기지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멕시코 북부에 신규 부품 물류 센터를 개소한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고 또 다른 공급망을 찾는 등 다변화 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관세 이슈는 기업 차원에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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