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 측은 솔루스가 체계적인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 동박 제조의 핵심 노하우를 부정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첨가제 레시피, 전해액 운전조건, 드럼 버핑과 폴리싱 등 동박 제조 공정의 '라스트 마일' 기술이 전직 직원들을 통해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동박 제조는 6μm 이하 초박형 동박을 만들기 위해 pH, 온도, 첨가제 농도를 ppm 단위로 조절해야 하는 극도로 정밀한 공정이다. 이런 제조 노하우는 특허로 공개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기업들이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핵심 자산이다.
시장에서는 SK넥실리스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소송을 제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서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독일, 프랑스 등 17개 회원국 전체에서 즉시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어서다. 이는 엑시트를 앞두고 있는 솔루스의 공급계약 이행 차질은 물론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축적한 기술이 인력 이동만으로 쉽게 복제된다면 기업들의 기술 개발 의욕이 크게 꺾일 수밖에 없다"며 "영업비밀 침해가 관행처럼 여겨진다면 정당하게 투자한 기업이 오히려 경쟁에서 뒤처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