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는 8일 오전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대신 중앙분리대를 축소하고, 1차로를 추가로 늘려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부간선도로 개선 작업은 2013년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시작됐다. 도로를 교차로와 신호등이 있는 일반 도로로 바꾸고, 차로수를 줄이는 대신 공원을 만들어 자동차로 인해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교통 혼잡이 더욱 극심해지자, 시는 공사를 전면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6월 오목교 구간의 일부 차로를 폐쇄하자 이 일대를 들어오는 차량과 직진 차량 등이 뒤엉켜 혼잡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근처 안양천로까지 꽉 막힌다” “원래도 막히는 길을 왜 공사를 해서 더 막히게 하느냐” 등의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시에 따르면 공식적인 민원건수는 총 359건에 이른다.
또 도로 가운데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를 철거하고 1개 차로를 추가로 확보해 기존 4차로 도로를 5차로로 확대한다. 1개 차로가 추가 확보되면 약 25%의 도로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약 1년 이후 설치될 차선은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로로 운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일반도로화를 위해 설치 예정이었던 17개소 신호교차로는 전면 보류된다. 차량 주행의 연속성을 확보해 교통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6월 30일 개통된 가산한내보도육교 앞과 9월 말 완료 예정인 서부간서영업소 앞 2개소는 그대로 설치된다.
일반도로화·평면화 추진 공사는 현재 정부가 짓고 있는 ‘서울광명고속도로’ 완공 이후 재검토된다. 대체 도로가 추가로 생겨 교통량이 분산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서부간선도로로 단절된 서울 서남부의 동서를 연결하는 작업도 계속한다. 인근 주민들이 안양천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 육교를 설치하거나, 덮개 공원을 조성하는 등 방안을 모색한다.
다만 도로 용량 확대 등 시가 내놓은 대안책이 차량 지정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공사가 중간에 멈추거나 도로가 확장되기까지 안전 시뮬레이션 등 공사 일정이 크게 밀려 지정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현재 서부간선도로 문제점을 서울시가 몰랐다면 무능하고, 만약 알았다해도 밀어부치기식 정책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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