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고가 쌓이고 있다.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른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성수·송파·압구정 등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대어급 정비 사업장이 대기하고 있어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1조6833억원으로, 지난해 수주액 27조8700억원을 압도하는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까지 11개 시공권을 따내면서 7조828억원을 수주해 해당 기간 자체 최고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1조5696억원 규모의 용산구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제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이후 4월엔 서초구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1조310억원) 시공권을 따내면서 독주 체제를 굳혔다. 공사비가 7721억원으로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대교아파트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참여하는 등 수주액 10조원 달성을 넘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에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원), 동작구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1조9796억원),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7553억원) 등 저력을 발휘하며 5조302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밖에 △GS건설 4조1650억원 △롯데건설 2조929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조8270억원 △DL이앤씨 2조6790억원 △대우건설 1조1120억원 △SK에코플랜트 3040억원 규모의 수주액을 달성하며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성수전략정비구역', '압구정 재건축' 등 공사비가 1조원을 넘어서는 핵심지에서 수주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4개 지구로 나눠 공동주택 9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한강변 정비사업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성수 1지구는 지난달 21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고, 성수2지구는 이달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총 6개 구역으로 나뉜 압구정 재건축도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한 압구정2구역을 제외하고, 4·5구역은 최근 정비계획을 확정짓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6856억원의 송파한양2차 재건축사업의 경우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성수 1~4지구에서는 모든 건설사와 접촉이 있을 정도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에도 주요 핵심지의 수주전이 이어질 전망이라 물밑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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