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시가 가뭄으로 인한 제한급수 조치에도 생활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김홍규 강릉시장이 과거 수자원 확보 사업을 외면한 것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강릉 가뭄 사태, 예견된 참사’라는 글을 게재했다. 특히 그는 김 시장에게 이번 강릉 가뭄 사태의 책임을 제기했다.
정재훈 전 사장은 “2019년 제가 한수원 사장 시절에도 강릉의 가뭄 사태는 계속되고 있었다. 저는 당시 강릉시장님과 인근 주민들을 설득해 평창군 소재이지만, 강릉과 가깝고 과거 강릉에 물을 공급했던 도암댐 발전 재개를 통해 원수 공급을 제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2년이 넘게 수차례에 걸친 수질 정화 노력과 주민토론회를 거쳐 2021년 하반기부터 강릉대학교 교수님, 인근 단체장님들을 모시고 공개 행사도 가졌고, 저수지 수질 개선 사실을 확인해 주기 위해 저와 당시 강릉시장님이 현장에서 저수지 물을 떠서 마시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프로젝트가 추진됐다면 지금과 같은 가뭄은 없었을 것”이라며 “식당과 관광업소가 제한급수의 타격을 받고 농사를 망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정선군과의 협의, 번영회의 일부 이견이 없던 건 아니지만, 시민들은 거듭되는 가뭄에 무슨 대책이든 내놓으라는 시기였다”며 “2022년 초부터 도암댐 발전 재개를 위한 공론화가 시작됐고 전 시장님과 저는 의욕을 가지고 사업을 본격 추진했지만, 정권이 교체되면서 갑자기 강릉시장 후보가 뒤바뀌고 현 시장이 나타나 도암댐 발전 재개와 원수 확보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당시 상황 그리고 현 시장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고, 어제 대통령께 설명하는 걸 보니 기가 차서 글을 올리게 됐다”며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시민들이 얼마나 고통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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