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또 다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을 겨냥해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빗장 걸기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급선회해 중국 유학생 60만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미중 무역협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정책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마가 내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내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국 유학생을 받아들이게 되어 “영광”이라면서 이는 미중 양국에 상호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오지 않으면) 미국 대학 시스템은 순식간에 지옥에 빠질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매우 잘 지내고 있고,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매우 잘 지내고 있다. (중국) 학생들이 여기(미국) 올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가 그 학생(중국인 유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학생들을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60만명의 중국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한 마가 지지층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유학생 유치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마가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알려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명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가 진영에 큰 영향력을 가진 극우 성향 유튜버 로라 루머도 엑스에 "공산당 스파이 역할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학생들' 60만명이 미국으로 더 들어오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중국 유학생 유치에 나선 것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의 로라 잉그레이엄 앵커와 인터뷰하면서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온 60만 명의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게 미국을 우선시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으면) 하위 15%의 대학들이 미국에서 폐업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합리적인 경제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SCMP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외국인 학생 비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면서 "하지만 6월에 미국과 중국은 소규모 합의에 도달하면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그 대가로 미국은 4월에 부과했던 145%에 달하는 관세를 일부 인하하고 중국 학생들의 미국 대학 진학을 허용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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