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20대 임직원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신입 채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취업 연령 상승, 해외 직원 수 확대 등 인력 구조 변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대기업 가운데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임직원 비중은 2022년 24.8%에서 2023년 22.7%, 2024년 21.0%로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3.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절대 인원수로도 같은 기간 29만 명대에서 24만 명대로 줄어들어 4만7000명 이상 감소했다.
매출 기준 국내 SI업계 ‘빅4’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는 삼성SDS, LG CNS, 현대오토에버의 2024년 기준 30세 미만 임직원 비중을 분석했다. 현대오토에버가 25.4%로 평균보다 높았고, 삼성SDS(13.9%), LG CNS(11.4%)는 평균보다 낮았다.
삼성SDS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집계하는 전체 임직원 수에 해외 인력이 포함돼 모수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삼성SDS는 현재도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상·하반기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어 신입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20대 직원 수는 2022년 3516명, 2023년 3792명, 2024년 3661명으로 3년간 큰 변동은 없었다. 국내 임직원은 약 1만5000명인데, 해외 인력까지 합치면 총 2만6401명으로 전체 인력 수가 늘어나며 20대 직원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LG CNS는 20대 직원 비중이 11.4%로 3사 중 가장 낮다. 직원 수 역시 2022년 907명, 2023년 888명, 2024년 783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인공지능(AI)을 비롯한 8개 직무에서 신입 채용을 진행했다. 39년의 업력을 가진 기업 특성상 장기 근속자가 많아 연령대가 높은 구조를 형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오토에버는 20대 직원 비중이 25.4%로 세 회사 중 가장 높다. 직원 수도 2022년 776명, 2023년 1291명, 2024년 137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업력이 비교적 짧고, 정보기술(IT) 부문 통합과 모빌리티·커넥티드카 사업 확대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대 신입사원이 사라지고 있는 배경에는 신입 연령의 증가가 있다.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 평균 입사 연령은 남성 30세, 여성 27.9세로 나타났다. 군 복무, 대학원 진학, 자격증 취득 준비 등으로 첫 취업 시기가 과거보다 늦어지면서 30대 신입사원도 흔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대 비중이 줄었다고 해서 신입 채용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취업 연령 상승과 각 기업의 인력 구조·채용 방식 차이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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