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 화해 손짓에 침묵…한·미 연합훈련 맞서 도발 가능성도

  • 통일부 "8·15 통일 독트린 '반북 흡수통일' 등 폐기"

  • 평화 공존 대북 정책 기조 재확인…北, 계속 무반응

  • 오는 28일까지 UFS 실시…한·미 정상회담도 맞물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광복 8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광복) 8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을 향한 우리 정부의 화해 손짓에도 북한의 무응답이 길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소통 재개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북한은 북·러 밀착을 강조할 뿐 이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과 정상회담 등 북한이 민감하게 여길 사안들이 맞물리며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에서 발표됐던 '8·15 통일 독트린'의 반북 흡수통일, 자유의 북진론을 폐기하고, 평화 공존의 대북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보였던 만큼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대북 화해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핵심 대북 메시지로 △북측의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일체의 적대 행위 불추진의 3가지를 제시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실질적 긴장 완화와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로써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광복절에 맞춰 발표했던 8·15 통일 독트린은 폐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의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을 자극해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던 8·15 통일 독트린은 발표 당시 사실상 흡수통일론을 공식화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구 대변인은 '8·15 통일 독트린은 정부 차원에서는 폐기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발표 당시에도 자유, 인권 등 가치와 이념에 지나치게 경도됐으며, 수립 과정에서 대국회 의견 수렴 미비 등 절차적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같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북한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광복절 전날인 14일 발표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담화 이후 북한 측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 연설에서 북·러 밀착을 강조하고, 북한 주요 매체들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 소식을 집중조명했다.

정부는 북한의 침묵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구 대변인은 "경축사와 관련해서 현재까지 북한의 보도가 없다"면서도 "이틀 뒤에 반응한 것부터 최장 12일 뒤에 반응한 다양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와 오는 25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까지 진행되는 UFS는 애초 계획된 40여건의 야외기동훈련(FTX) 중 절반가량을 다음 달로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그간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온 북한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은 이를 '미·한의 도발 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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