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인도에 50% 관세 폭탄 투하한 트럼프...브릭스, 공동대응 나서나

  • 브라질 룰라 "모디, 시진핑과 통화할 것"

  • "모디, 이달 말 7년 만에 중국 방문 계획"

지난 7월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릭스 정상회가 열렸다 외쪽부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대통령
지난달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릭스 정상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비서방 신흥국 연합체 브릭스(BRICS)의 반(反)미국 연대가 한층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브릭스 주요 회원국 간의 관세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브라질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브릭스의 공동 대응을 시사했고, 인도는 총리의 7년 만의 방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브릭스 회원국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면서 "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다른 정상들에게도 연락할 것"이라고 했다. 브릭스 회원국은 올해 의장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등이다.

룰라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가장 먼저 통화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인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적인 관세 압박에 직면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이날 인도에 대한 추가 관세가 3주 후부터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주 후에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율은 7일부터 부과되는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까지 더해 브라질과 동률인 50%로 치솟게 된다.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0% 관세를 부과받은 상태다. 브라질은 이날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도 브라질에 대미국 관세 대응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6일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 수석 특별고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은 브라질이 무분별한 관세 괴롭힘에 저항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이 브릭스 메커니즘을 통해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의 단결·협력을 견고히 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가까워졌던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지자 다시 중국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로이터는 이날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총리가 이달 31일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톈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모디 총리가 톈진을 찾으면 2018년 6월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 로이터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 속 중국과의 외교적 해빙 움직임의 또 다른 신호"라고 짚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로 대립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10월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이 만나 국경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관계 변화가 감지된 바 있다.

다만 중국의 입장은 브라질, 인도와는 조금 다르다. 관세 전쟁 초반 서로에게 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매기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던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첫 공식 협상 끝에 '휴전'에 합의했고, 휴전 시한 종료를 약 2주 앞둔 지난달 28~29일 3차 협상을 통해 추가로 90일간 관세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중국은 미국을 추가로 자극할 이유가 없다. 양국 정상이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전후로 회동할 가능성도 계속해서 제기되는 등 미중 관세 갈등은 현재로서는 진정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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