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길 나선 구윤철 "국익 중심으로 협상안 마련"…막바지 관세 합의 나올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하기 위해 워싱턴DC으로 향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하기 위해 워싱턴DC로 향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목전에 둔 정부가 막바지 협상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앞서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미국 시장의 경쟁국들이 상호관세와 일부 품목 관세를 15%까지 낮춘 만큼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최소한 이들 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조선업을 무기로 삼아 관세 협상을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측에서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개방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도 관건이다. 
관세 협상 차 미국행 나선 구윤철 "국익 중심으로 협상안 마련"
2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워싱턴DC 출장길에 올랐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상황을 잘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할 베선트 장관에 대해서는 "지금 트럼프 정부에서 통상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중요한 직책에 있다"며 "현지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당국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각각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한 러트닉 장관·그리어 대표 동선을 뒤따르며 협상을 제안했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이르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나 추가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으로 관세 인하 끌어낼까…추가 시장 개방도 '촉각'
양국 협상의 중심에는 조선업이 있다. 이날 구 부총리도 "조선업 등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전날 김 장관의 스코틀랜드행에 대해 "두 차례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제안된 조선업 협력 등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양국 합의로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조선업 재건에 뜻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의 기술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협상에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부과 예정인 25% 상호관세를 낮추고 자동차·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까지 면제받겠다는 목표다.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 측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에 앞서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과 EU는 상호관세를 각각 10%포인트, 15%포인트 낮춘 15% 수준까지 조정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 관세도 낮췄지만 여전히 15%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를 이루지 못한 국가들에 관세가 15~20%로 매겨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출 경쟁 품목이 일본·EU와 겹치는 한국으로서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 수준까지 낮추지 못하면 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농가 반발이 큰 농산물 시장도 개방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 당초 농산물을 협상 대상에 올리지 않았지만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 타결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얼마나 시장을 개방하느냐"라며 "시간에 쫓기는 입장에서 협상 카드가 얼마가 남았는지가 관건이며 다른 국가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있지 않은 만큼 협상 당사자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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