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일본 여성, 40년째 세계 1위"…장수의 나라 비결은?

일본 도쿄에서 노인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에서 노인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 일본인의 평균 수명이 여성 87.13세, 남성 81.09세로 나타났다. 여성은 40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남성은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여전히 '장수국가'로서의 위상을 이어갔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수명은 전년 대비 0.01세 줄었지만, 남성은 변동 없이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당국은 심장질환 등 주요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줄어든 반면, 노환과 폐렴에 의한 사망이 증가하면서 전체 평균 수명은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여성 평균 수명 순위에서 일본은 87.13세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이 86.4세로 2위에 올랐고, 스페인(86.34세), 스위스(85.8세), 프랑스(85.6세), 이탈리아(85.495세), 스웨덴(85.35세), 싱가포르(85.2세), 호주(85.11세), 키프로스(85.0세)가 뒤를 이었다. 

남성의 경우 1위는 스웨덴(82.29세), 2위는 스위스(82.2세), 3위는 노르웨이(81.59세), 4위는 이탈리아(81.436세), 5위는 스페인(81.11세), 6위가 일본(81.09세) 순이었다. 이후 호주(81.07세), 키프로스(81.0세), 아이슬란드(80.9세), 이스라엘(80.79세)가 10위권에 포함됐다.

이처럼 높은 수명을 유지하는 일본인의 장수 비결로는 전통적인 식습관이 가장 먼저 꼽힌다.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생선, 해조류, 채소, 두부 등 저지방 식품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즐기며, 소금과 설탕 섭취도 상대적으로 적다. 가공식품보다 자연식 위주 식생활을 선호하는 문화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과식하지 않고 천천히 먹는 식사 습관이 자리 잡혀 있어 비만율이 낮은 편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일본의 성인 비만율은 약 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의료 시스템도 장수에 기여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본은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잘 정착돼 있으며,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정기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예방 중심의 의료 구조는 중증 질환의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해 건강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생활 환경의 개선과 의료 수준의 향상이 평균 수명 연장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노인 체조 교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노인 체조 교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년기 삶의 방식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일본 고령자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운동, 취미, 자원봉사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산책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꾸준히 교류하는 모습은 고립감 예방과 정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치매나 우울증 같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다수의 연구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일본의 장수 사회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인 돌봄 인력 부족, 연금 고갈 문제,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도 마주하고 있다. 이에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어떻게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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