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애플의 AI 모델 총괄 엔지니어까지 메타에 합류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애플의 파운데이션 모델(AFM) 팀을 이끌던 루오밍 팡을 ‘초지능 연구소(MSL)’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팡은 개발자 약 100명으로 구성된 애플 AFM 팀을 총괄하며, 애플의 AI ‘애플 인텔리전스’와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진두지휘해 왔다.
이번 인사는 메타가 최근 설립한 초지능 연구소의 핵심 영입 사례로 꼽힌다. 팡은 2021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 애플로 이직한 인물로, 메타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연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팡의 이탈로 애플 내부에서는 추가 인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달 AFM 팀 부팀장이던 톰 건터가 퇴사했으며, 다른 팀원들도 메타 등 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팡의 메타행으로 애플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의 AI 경쟁에서 한발 더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사 AI를 통화·메시지 번역 등 일부 기능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그쳤다, 나머지 주요 AI 기능들은 대부분 오픈AI와 구글 등 외부 파트너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코드 자동완성 기능이 탑재된 X코드도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오픈AI 소속 또 다른 연구원도 추가로 영입했다. 이로써 메타로 옮긴 오픈AI 인력은 최소 10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오픈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에서 ‘클로드’ 모델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도 메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픈AI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보상 체계 강화를 검토 중이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공격적인 주식 보상 확대를 논의 중이다. 오픈AI의 지난해 주식 기반 보상 비용은 44억 달러(약 6조200억원)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이는 추정 매출 37억 달러의 119%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오픈AI의 주식 보상 비용은 올해 매출 증가에 따라 45% 수준으로 낮아지고, 10년 후에는 10%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인력 유출 여파로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디인포메이션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주식 기반 보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예정된 기업 구조 개편 이후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를 더 희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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