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주춤하는 IPO "틈새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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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규제 변화 속에서도 틈새를 노린 기업들의 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7월부터 강화되는 공모 관련 규제와 공모 일정 중첩으로 인해 대어급 IPO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대한조선 등 대형 종목이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대한조선은 약 5000억원 규모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며, 상장 기업가치는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대한조선은 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라 수익성과 성장성 면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어급 IPO 부재로 침체됐던 시장에 대한조선이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관심은 재무적 성과와 산업 성장성이 검증된 대형주에 쏠리고 있다”며 “대한조선의 성공적인 상장은 하반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조선 외에도 다양한 업종에서 중소형 IPO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경량 부품 전문기업 한라캐스트, AI 빅데이터 분석 기업 에스투더블유 등이 6월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7월 중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라캐스트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거래 확대가 기대되며, 에스투더블유는 국내외 공공기관 중심의 프로젝트 수행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를 활용한 우회 상장이 눈에 띈다. 지난달 4개 스팩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현재까지도 관련 청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본심사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증권에 따르면 최근 상장한 스팩 다수는 공모가(2000원) 대비 소폭 수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안정성과 투자 대안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다만 7월부터는 공모 일정이 중첩되면서 투자자들의 일정 관리가 필요해진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6월 예정이었던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일정이 조정되면서 7월에는 다수 기업들의 공모 일정이 중복될 것”이라며 “단기 조정 국면에서는 공모주 투자가 다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IPO 시장에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IPO 시장의 경우 일부 새내기 종목이 기대 이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나우로보틱스’는 공모가(6800원) 대비 3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한텍과 원일티엔아이도 2~3배 이상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와이즈넛은 공모가(1만7000원) 대비 5%, 데이원컴퍼니는 공모가(1만3000원)보다 46%가량 손실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은 대형주의 재등장 여부와 함께 업종 다변화, SPAC 활용 등 틈새전략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대어급 소강 상태 속에서 일부 대형 종목들의 흥행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산업군의 중소형 IPO 및 스팩 트렌트가 시장 내 변동성을 완화시켜줄 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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