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민영화 9월 중 재시동하나...산은, 지분가치 평가 나서

  • 산은, 8월까지 HMM 지분가치 평가 착수

  • 올 3분기부터 HMM '민영화' 작업 급물살 전망

사진HMM
[사진=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1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HMM 지분에 대한 긴급 평가에 나섰다. 정확한 지분가치 산정을 통해 HMM의 잠재적 인수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회사 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HMM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 실사를 위해 대형 회계법인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산업은행은 총 1억5400만원을 들여오는 8월까지 HMM 보유 주식 전량의 사용 가치와 최근 취득한 7200만주의 매수 가격 배분 평가를 긴급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가치평가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 손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최근 취득한 주식이 산은 자본과 부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지분 평가를 끝마치는 9월 이후 HMM 지분 재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은은 보유한 HMM 지분이 늘어날수록 재무 건전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는 문제에 처해 있다. 산은에 따르면 HMM 주가가 1000원 오를 때마다 산은 BIS 비율은 0.09%포인트 떨어진다. BIS 비율 하락은 곧 산은의 대출 여력 감소와 증자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만큼 산은에 추가적인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막으려면 HMM 지분을 조속히 매각해야 한다.

다만 HMM 지분 인수 대상자를 찾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HMM의 시가총액은 22조원을 넘어섰다. 정부 측 보유 지분 가치만 18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HMM 본사 이전 공약도 민간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해운 업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HMM 지분 인수 후보로 HD현대그룹을 꼽는다. HD현대는 HMM을 인수할 만한 조 단위 자금 동원력을 갖춘 데다, 인수 시 기존 조선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HD현대가 방산 투자 등을 이유로 실제 인수에 의지를 내비친 적이 없는 것은 인수 성사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그룹도 인수 물망에 오른 기업 중 하나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HMM 인수전에 참여할 만큼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다만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산은 지분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독일 국적 선사인 하팍로이드가 HMM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수차례 국적 선사인 HMM의 해외 매각 불가 방침을 밝힌 만큼 하팍로이드가 HMM을 품게 될 가능성은 낮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보유 지분에 대한 시장가치 재평가에 들어갔다는 건 결국 민영화 재개를 위한 초석을 다시 다지려는 것"이라면서도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을 합쳐) 10조원이 넘는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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